가장 심플한 다이어리 2021 나의문구 시리즈 2021
참돌 편집부 지음 / 참돌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디자인은 깔끔하나 제본문제인지 종이 결을 잘못 선택한 건지 제본문제인지 심하게 울어서 몇자 적다가 접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dasan > 디자인 : 서진) 구겨진 신문, 구겨진 민주주의
어느 저널리스트의 죽음 - 한국 공론장의 위기와 전망
손석춘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책들은 표지들을 지닌다. 표지는 한 권의 책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관문이다. 책 속 여백에 인쇄되어 있을 활자들의 내용들에 앞서 내용의 전체 국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책표지인 것이다. 그러므로 책표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은 독서의 상상력을 재구성해주는 역할은 하는 것에 속하는 것이다.

손석춘의 <어느 저널리스트의 죽음>(표지 디자인 서진) 은 붉은 색으로 치장된 저널리스트가 눈에 일차적으로 들어온다. 이는 저널리스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고, 마지막까지 왜곡된 공론장의 순간까지도 저널리스트로 생존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로 보인다.

책의 부제는 <한국 공론장의 위기와 전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위기의 국면이 증폭되고 있는 한국 언론의 진상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지, 전망은 쉽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는 한국 사회의 위기는 공론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립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가 말하는 이른바 '분단 공론장( 한국의 저널리즘과 미디어 공론장이 갖는 다음의 세 가지 주요 특징을 집약하는 저자의 개념이다. 첫째, 한국의 미디어 공론장은 상층 기득 세력의 이해와 관점에 의해 과도하게 독과점되어 있다. 둘째, 다른 시각과 관점 내지 다수 민중의 아래로부터의 요구에 대해 지극히 배타적이다. 셋째, 공론장의 갈등 구조는 서로 다른 관점 사이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과 경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왜곡과 직접적 배제의 형태를 띤다. 한마디로 인해 한국의 미디어 공론장은 우리 안팎의 중대 '이슈'들과 민중적 삶의 혀닐에 대한 합리적 이해와 이성적 소통으로부터 단절된 지배적 관점의 독점적 구조를 일방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p.13면)은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보다 명확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나침반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분단 공론장의 시각에서 보면, 일련의 한국 사회의 정신적 혼탁의 주범이 바로 종이신문으로 대변되는 집단들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단 구조를 통해 획득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허위와 왜곡의 글쓰기가 이른바 비판 언론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치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합의와 소통을 위한 신문이 아니라, 일방적인 주술의 구조를 신비적으로 횡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책에서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문제와 북한문제를 다루는 신문의 시각은 매우 이데올로그적인 시각으로 점철되어 있다. 노동에 대한 무지를 경영자에 대한 맹종으로 전환하고, 북한에 대한 불신을 미국에 대한 광신으로 돌변하는 신문들의 보도 태도는 왜 우리 사회가 특정 대상을 합리적인 소토을 가질 수 없었던가를 알게 해 준다.  정치를 희화시키는 것은 일차적으로 정치인이지만, 정치 무관심을 선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언론이다.  대안 언론의 창출이 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87년 이후 사회의 모든 부분이 민주화의 이행을 거쳤지만, 재벌과 신문은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도 변화를 거부한 채 지금까지 오고 있다. 역설적으로 민주화를 거부하는 대상이 민주화의 혜택를 가장 많이 향유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자 희극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염두에 둔다면 <어느 저널리스트의 죽음>의 표지는 대단히 시의적절한 것이다. 구겨진 신문 뭉치가 표지 오른편 상단에 위치한다. 구겨진 신문 형상은 특정 대상을 구긴 것이다. 분노한 주먹으로 구긴 흔적이다. 현 단계의 민주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별 사회 구성원들은 분노를 가져야 한다. 분노의 대상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특정 현상을 왜곡 변형하는 신문들이다. 신문들의 비합리적인 태도를 무관심하게 방조하거나, 무비판적으로 기사를 읽게 되었을 때, 돌아오게 되는 온갖 피해는 고스란히 신문구독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을 책 표지와 저자는 말하고 있다.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서는 비판적인 신문 읽기가 병행되어야만 한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핵심적인 의제에는 수수방관한 채, 부질없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일관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책을 읽는다면, 그 주범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독자가 변해서 신문의 양질의 기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다시 염두에 둔다면, 구겨진 신문뭉치는 단순히 신문지의 구겨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훼손을 담당하고 있는 신문 언론에 대한 부정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책표지는 하얀색 여백으로 채워져 있다. 앞으로 다가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실에 근거한 우리 사회의 핵심적 의제를 설정한 기사들이 여백속에서 활자화되어 구독자들과 소통하기를 갈망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