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Duke Jordan - Flight To Denmark [Limited 180g LP]
듀크 조단 (Duke Jordan) 연주 / Steeple Chase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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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부터 재즈씬에서 활동한 듀크조던이지만, 그의 피아니즘은 두드러진 특색도 없었고, 밴드내에서 대놓고 디스를 당하기도 한.... 그리고 당대의 피아니스트 들 중 너무나도 개성이 뚜렷하고 테크닉적 혹은 실력면에서도 월등한 이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요.

 

미국에서 재즈가 조금씩 올드패션뮤직으로 여겨지기 시작하는 70년대부터 많은 미국의 재즈 뮤지션들은 유럽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는데, 듀크 조던 역시 퓨전재즈라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음악을 모색하는 것 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음악을 고수하는 대신 그 음악이 과거의 골동품으로 여기지 않고 새로운 음악으로 여겨지는 시장 - 즉 유럽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그에 발 맞추어 유럽시장에도 많은 재즈 전문 레이블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독일의 ECM, 덴마크의 스티플 체이스, 프랑스의 라벨블레 등의 지금은 명실상부 명문 재즈 레이블의 타이틀인 이 레이블들은 나름의 음악적인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며 지금까지 수많은 명반들을 만들어 냅니다.

 

본 앨범은 듀크조던의 스티플 체이스 작품들 중 가장 돋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물론 음악을 듣고 평가하는 기준은 각자 개인이 다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해두고 싶고, 이 음반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자켓의 설원 같은 곳에 낯설은 포즈로 서있는 조던의 모습만큼 뭔가 조던 연주답지 않은 새로운 주파수를 만들어낸 듯 합니다.

 

우선 매우 전통적인 어법의 재즈 트리오 포멧을 이루고 있는 이 음반은 매즈 빈딩이라는 지금은 나름 유명한 베이시스트가 된 주자의 젊은 시절 연주와 화려한 드러밍은 아니지만, 매우 기본기가 탄탄한 리듬을 제공해주는데 모자람이 없는 애드 씨그펜의 두 리듬섹션이 만들어 주는 마법과도 같은 리듬의 공기들이 조던의 피아노를 만나 특별한 화학작용의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즈는 새로운 음악이라는 명제를 전제하자면 이 음반의 음악들은 그저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서의 구태의연한 연주에 불과할 수 있으나, 세명의 연주자들이 만들어낸 두께감 있는 연주와 절묘한 밸런스, 그리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레코딩은 재즈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즐거운 공감을 이룰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레퍼토리를 이루는 곡들은 조던의 자작곡과 지금은 스탠더드라 불릴만한 재즈연주에 쓰이는 미국 음악의 흔한 곡들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적인 곡의 구성들은 마치 잘 프로젝트 된 통일된 분위기의 미드 템포들로 기분좋은 따스함이 담긴 겨울저녁과 같은 풍경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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