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진수 - 맛의 사계를 요리하다
단 카즈오 지음, 심정명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반 세기 전의 3대 천왕 


50여년 전, 이웃 나라에도 백종원이 있었다. 3대 천왕 못지 않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벗으로 알라젼 일본 유명 소설가 단 가즈오 말이다. 그는 집안 환경상 굶어죽지 않기 위해 어릴 때부터 부엌에서 요리를 시작했고, 평생 세계를 떠돌며 각지의 미식을 탐험했다. 


밤 냄새 나는 음식이 있다니 


나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지만 혀만큼은 누구보다 깐깐하고 예리하다. 저자가 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을 보면 공기의 냄새까지 상상하게 된다. 


파리의 시장 가까운 곳에 '족발'이라는 간이식당(?)이 있다. 

이 희끄무레한 족발을 집어 먹고 포도주를 마시면 "족발에서는 밤 냄새가 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이 "밤맛이 난다"였는지 "밤 냄새가 난다"였는지, 그 밤이 일본 밤과 같은 밤인지 아니면 마로니에의 열매인지...... - 본문 중


낯익은 지명의 낯선 음식을 만나다


우리는 단 가즈오의 발걸음을 따라 낯익은 지명의 낯선 음식을 만날 수 있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시대에 이국에서도 인스탄트 음식을 찾는 모습은 잠시 버리고, 단 가즈오의 추천에 따라 메뉴를 골라보자. 여행을 가지 못한다면, 일상에서라도 엇비슷한 안주를 시켜 술 한잔 할 수 있지 않겠는가(이 책에는 다양한 안주가 넘쳐난다). 역자의 말처럼 음식도 문학처럼 회한이나 분노나 오욕 같은 추한 감정을 덮어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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