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핑홀 걷는사람 소설집 8
안지숙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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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읽고 마음에 든 건 주인공들의 캐릭터다. 꽤 신선하다.

예술고등학교 다니는 유진은 평범한 거 같지만 은근히 고집 있고, 끝까지 목표를 향해 달린다.

알렉스. 이 친구가 독특하다. 악당인 약탈자들을 스위핑홀을 통해 각자의 욕망이 들끓는 세계로 보내는 능력자다. 그런데 그 능력이 출중하지 못하다. 혼자서는 장기매매 법안을 만들려는 국회의원 소해헌한테도 진다. 실력없는 영웅 캐릭터다.

베티는 여동생 윤아를 나쁜교수한테 잃고 '디 오더'라는 단체의 리더가 됐다. 살벌하고 엄한 면모도 보이지만, 변덕쟁이에 감정조절 안되는 노처녀 같다. 

이 세 사람을 주축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이 줄거리가 흘러간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다음장을 읽게 됐고, 진짜 금방 읽었다. 고딩 수준의 읽기에 적합해서 청소년소설 아닌가 싶다. 

아, 유진이 체 게바라가 있는 1950년대 쿠바로 가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쿠바에서 일어나는 혁명을 목격한 유진은 '디 오더'와 알렉스가 하는 일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디 오더'는 순명을 따른다고 했는데, 그게 뭔지 잘 이해 못했다. 그런데 체 게바라를 만나고 나서 유진은 '디 오더'가 약한 자의 권리를 마음대로 빼앗는 이 시대에 하나의 혁명을 꿈꾸는 단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지점에서 소설은 '재미'에 초점을 둔 소설에서 '삶'에 눈길을 보내고 있는 소설로 전환이 일어난다. 그 전환은 소설자체와 소설을 보는 독자에게서 일어난다. 내 경우는 그랬다. 

이 소설 만만치 않다. 재미도 재미지만.... 악당을 처치하는 서툰 혁명자들의 활약에 사이다 열 병 마신 쾌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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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안지숙 지음 / 산지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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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인생을 사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놀래미' '내게 없는 미홍' 은 마치 나의 일상을 그린 것 같다.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구나 싶은데, 그러면서도 마음이 참 착잡했다.


GDP가 3만달러에 가까운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다니. 비정규직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이제 어느 한 부류가 아니다.


너도 나도 그리고 내 친구, 내 동생들도 비정규직과 계약직의 삶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안지숙 작가가 그린 비정규직 인생들은 그 굴레를 좀처럼 벗어나자 못한다.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벌레처럼 갇혀있어 읽는 내내 답답함을 야기했다. 잘릴 때 잘리더라도 확 성질을 지르고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안지숙 작가가 그린 것은 아마도 녹록지 않은 우리네 현실일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현실을 깨고 나오지 못했지만 누군가 현실에서는 이 답답한 현실을 깨고 더 희망찬 삶을 향해 나갔으면 좋겠다. 작가가 바라는 것도 그것은 아니었을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리를 옮겨보는 시도! 그 시도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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