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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는 마을에 그냥 웜뱃 ㅣ 달곰달곰 3
이달 지음, 박지영 그림, 김성미 꾸밈 / 달달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웜뱃을 아시나요?"
바로 호주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동물인데요. 동그란 눈과 보송보송한 털이 사랑스러운 야생동물입니다. 바로 이 웜뱃이 그림책의 주인공이에요.
웜뱃은 별일 없는 마음에 그냥 살고 있었어요.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뒹굴뒹굴 놀다가, 굴을 파고는 했지요. 참 평화로운 나날입니다. (부럽네요...)
그러던 어느 날, 웜뱃은 먼 나라 공주를 만나게 됩니다. 먼 나라 공주는 웜뱃의 귀여운 모습에 마음을 뺏겨버리지요. 웜뱃은 놀라 똥을 한 무더기 싸는데 어머 세상에나! 똥이 네모나네요. 그걸 본 공주는 더 신기해하며 웜뱃사진을 SNS에 올려버립니다. 순식간에 웜뱃은 셀럽이 되어버립니다.
실제 호주 대표 귀요미 웜뱃과의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웜뱃을 억지로 만지거나 셀카봉을 들고 뒤쫓아 웜뱃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웜뱃을 뒤쫓거나 끌어안지 않는다.' '셀카를 찍기위해 웜뱃을 뒤쫓아가지 않는다.'는 등의 안내문까지 만들어졌다고 해요. 야생동물들이 사람의 손을 타면 야생동물 특유의 본성을 잃을 수도 있고 더군다나 웜뱃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사람들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동물과 자연을 괴롭히는 행동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봅니다. 그림책의 수많은 #버튼, 단순한 구성이 아니었네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평소 인증샷과 태그남기는 걸 즐겼던 제 모습도 한 번 돌아봅니다.
그림책에는 웜뱃이 친절하지 않다고 화내는 구경꾼, 웜뱃탓을 하는 마을 사람들, 항상 남탓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줄 모르는 우리이 부끄럽습니다.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겠지요. 웜뱃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혹시 그림책의 사람들처럼 내 잘못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려버린 적은 없을까요? 그림책을 통해 어른도, 아이도 세상을 배웁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생각해볼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웜뱃은 조용했던 나날을 그리워하며 조용히 조용히 땅굴을 파고 그 속에 들어가 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산불이 나게 되는데요. 작은 불씨로 시작한 그 불은 점점 커져 숲 전체를 덮어버립니다. 수많은 소방차가 달려왔지만 불은 쉽사리 꺼지지 않아요. 동물친구들은 모두 공포에 벌벌 떠는데요. 그때, 주인공 웜뱃이 자기가 파놓은 땅굴로 친구들을 대피시킵니다. 웜뱃의 땅굴 속에서 친구들은 불길을 피합니다. 큰 불길이 지나가고 모든 것이 타버린 자리에서 새싹이 돋아납니다. 다시 마을은 별일 없이 조용한 날을 맞이하고 웜뱃도 예전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이 그림책에 담긴 스토리는 실화입니다. 2019-2020년 호주에 산불이 크게 났을 때 온순한 성격의 웜뱃이 작은 동물들이 자신의 굴로 들어와 산불을 피할 수 있도록 자신의 거처를 내어주었다고 하네요. 이 스토리를 알고 눈물이 찔끔 났어요. 작가님도 웜뱃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으셔서 이 그림책을 출판하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려운 시기에 함께 돕는 건 동물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네요.
좋은 그림책을 통해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역시 책은 세상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널리 퍼져 이 곳이 조금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진 그림책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와 '별일 없는 마을에 그냥 웜뱃' 함께 읽으며 감동 한 스푼, 어떠세요?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