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란 무엇인가 -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 북클럽 은유 1
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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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한 권을 받아보았다. 앞으로 남은 두 권이 기대될만큼 흥미로웁더라. 은유를 교육적으로 활용할 것이기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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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도 고맙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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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드러난 존재 자체의 경이로움, 미학적 책임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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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도 고맙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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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도 고맙다

- 김재진 시인이 그림으로 전하는 말,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사랑의 언어

김재진 지음, 김영사, 2022.12

 

 

언어로 드러난 존재 자체의 경이로움, 미학적 책임의 정수

 

 

 

먼저, 인사부터 해야겠다.

 

작가에게 고맙다.’

 

책 읽는 내내, 책 제목처럼, ‘고마움이란 단어가 쉴 새 없이 솟구친다.

 

참 신선한 자극이다. 더불어 다행이다라는 안도감 역시 가슴 한가득 뭉근하게 피어오른다. 한 장 한 장 페이지 넘길 때면, 나지막이 행간으로부터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부드러운 음성 속삭인다. 세상과 사람에게 비관과 실망, 허무와 무용으로 환원하려던 요즘. 아직은 아니라며, 차분하게 다시, 적 세계로 인도해주는 이 책이야말로, 하이데거가 말하는 예술, 시적 언어의 현현이다. 은폐되었던 존재가 드러나는 순간들...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고맙고 벅찬 밤이다 <새벽에 용서를> 중에서 (p. 15)”

 

책을 읽어가는 과정, 그리고 모든 언어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는 경험 자체가 고맙게 느껴진다. 스쳐 가는 바람에게도 고마움을 느끼는 작가의 마음 덕분에 바람이 존재함을 새삼 느낀다. 그렇다. 드러나지 않는 구석의 유약한 존재들까지도 작가 앞에선 반짝거리는 것으로 새롭게 드러난다.

 

잘난 사람 많은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별처럼 / 아득히 먼 곳에서 반짝거리는 존재들이 있다. / 목소리 내지 않지만 어두운 곳을 밝히는 그들은 / 대부분 이름 없고 약한 이들이다. - <반짝거리는> (p. 16)”

 

오늘, 한 독거노인이 빈방에 엎어진 채 발견되어 응급실로 실려갔다는 문자를 받아들고 나는 묻는다. 무엇을 지키려고 애쓰며 살았던가? 무엇을 얻기 위해 여전히 쥐고 있는가? - <> 중에서 (p. 38)”

 

그렇다. 작가는 이름 없고 약한 것들,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것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고의가 있든 없든, 차마 보려고 애쓰지 않아 스러져버리는 것들에 다가선다. 귀를 기울이고, 눈을 응시하고, 온몸으로 느낀다. 아니, 심지어 맛을 보며, 심장 가까이, 세포 구석구석 내면 깊이 잊힌 그것들을 품는다. 분명 고통일 테다. 하지만 스승이기도 하다.

 

치통이 찾아왔다. / 고통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 고통은 단순한 아픔일 뿐이다. / 이빨에게 말한다. / 내 입 안에 있는 너는 / 이빨이 아니라 나의 스승이다. - <치통> (p. 121)”

 

심지어 너무 당연해서 망각하고 있다가 고통으로서 자신을 알리는 이빨마저도 스승으로 품는다. 이는 존재와 관련된 모든 타자, 외부를 품는 환대, 사랑에 가까워 보인다.

 

이기적인 사람은 /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안다./ 그러나 세상의 진짜 중심은 사랑이다. / 사랑에 의해 세상은 유지된다. // 세상의 중심엔 사랑이라는 수도가 있다. - <중심> 중에서 (p. 205)”

 

얼굴도 모르지만 당신이 원하면 /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다. / 사랑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다리 삼아 / 이 풍진 세상을 건너가야 한다. / 낱개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세월이 가면> 중에서 (p. 228)”

 

사랑을 중심에 두고 열린 마음으로, 온 존재로 세상을 품는 작가, 아니 한 인간 덕분에 일상에 꼬리를 물고 고마움의 연쇄가 드러난다. 큰일이다. 아니 다행이다. 세상엔 나 혼자가 아닌, 고마운 존재들로 연결되어 있으니. 나도 서평을 빙자하여 고마움의 언어 톺아보아야겠다.

 

 

김재진이라는 존재에게 고맙다.

그 존재를 잉태한 자연에게 고맙다.

자연을 소생한 지구에게 고맙다.

지구를 품은 우주에게 고맙다.

...

이런 인식을 하는 나에게 고맙다.

이런 나를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당신과 고양이 에나에게 고맙다.

그리고 또

...

 

이쯤 되면, 이 책은 단순 에세이라 할 수 없겠다. ‘예술그 자체다. 미학적 태도와 미학적 책임을 차분하고도 충실하게 발휘하다니. 나 따위, 치유예술교육가라 이름 붙일 수 있겠는가. 민망할 정도로 몇 곱절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이 책, 이 작가를 두고도...

 

 

*이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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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트렌드 -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정유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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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빅데이터 전문가가 전하는 따듯한 아날로그적 진심 - 인상(人相), 관상(觀相) 너머 언상(言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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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트렌드 -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정유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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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트겐슈타인이나 하이데거 등의 철학자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 세계, 그리고 인간 존재에게 언어가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예술심리치료, 상담, 진로교육 현장에서 수천 명의 아동 청소년, 수백 명의 성인과 온몸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나로서는 말이 곧 마음임을, 마음이 곧 언어임을, 가설에서 확신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간 <말의 트렌드>는 물론 재미도 있지만, 숙고와 성찰의 촉매제로 들끓어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 언어. 디지털 네이티브, 포노 사피엔스라 불리는 소위 요즘 사람들의 언어. 그러니까, 디지털, 온라인, 스마트폰이라는 기술 혹은 미디어가 그저 도구가 아닌, 곧 삶 자체이자 신체인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톺아본다. 그렇다. 저자가 말하는 혹은 언어는 흔히 말하는 문어체도 구어체도 아닌(그렇다고 시도 아닌), ‘디지털어체’, ‘손말이다.

 

글말, 입말이 아닌 키보드와 스마트폰의 자판을 터치해서 탄생하는 손말이 존재하며, 그것이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p. 7).”

 

미디어학자 마샬 맥루언(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말한 미디어는 메시지다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혹은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구호도). , 전기 에너지로 작동하는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각종 SNS는 인간의 언어를 담아내는 가치 중립적인 그릇(도구)이 아니라, 곧 그것이 언어이자 마음의 과정 그 자체라 할 수 있겠다. , (엄지) 손가락으로 빚어내는 디지털 세계의 논리(손말, 디지털 언어)로 세계를 구성하고 해석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시대다.

 

댓글, 메신저, 게시글, 트윗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언어를 사용하고, 새로운 매체에 최적화된 언어가 다시 생겨난다. (중략) 디지털 네이티브가 재정의한 새로운 언어는 이미 존재하는 문법을 계승하고 수정한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아직 침투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서 자신들만의 문법과 어휘를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와 시대에 적응하려면 지금 이곳의 어휘와 문법을 새로이 익혀야 한다(pp. 10-11).”

 

빅데이터 전문가인 저자가 바라본 디지털, 온라인 손말의 어휘와 문법은 매우 다양하다. 단순한 개념이라 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다양한 범주로 문법 구조를 발굴하여 지형도를 제시한다. 차근차근 저자의 손을 잡고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트렌드 리포트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차가운 전문가의 손이라기보다, 따듯한 인간이자 이야기꾼의 손임을, 함께 건강한 소통의 시대를 만들어보자는 사려 깊음이 잔뜩 녹아 있다(그렇기에 책 디자인을 조금 더 따듯한 느낌을 했으면 어떨까 한다. 책 또한 하나의 언어이자 미디어이므로, 반짝이는 지문과 시퍼런 글자가 서린 책 표지만 보고서는 차가운 리포트로 오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해는 마시라. 더 많이 읽혔으면 하는 따듯한 마음과 의도다.).

 

디지털 언어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혐오 표현이나 국어 파괴를 옹호하는 입장이 절대 아님을 꼭 강조하고 싶다. 시대상을 반영한 디지털 언어들을 낯선 것으로 치부해 무조건 거부하고 외면하지는 말자는 제안이다. 새로운 언어가 뿜어내는 신선한 에너지를 흡수해서 실생활에서 순환시킨다면 우리의 언어 습관은 물론 감각도 더 밝아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p. 16).”

 

하나 더. 이 사려 깊은 마음은 언상(言相)’이라는 말로 갈음한다. 보통 마음이나 삶을 나타내는 신체적 기표를 인상(人相)’이나 관상(觀相)’으로 표현하지만, 저자는 언상이라는 개념으로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마음을 전한다.

 

사람의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 인상이 되고 살아온 흔적이 얼굴에 드러나 관상이 된다면, 우리가 쓰는 말의 향기와 온기는 고스란히 언상이 된다. 내가 자주 짓는 표정이 내 인상을 만든다면, 내가 자주 쓰는 어휘가 나의 언상을 만든다(p. 331).”

 

개인적으로 이 책이 무겁게 다가온다.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층위의 언어(학문, 예술, 전통 등)가 사장되고, 디지털 문법과 논리가 온 세상을 지배해버릴 것만 같다. 실제 요즘 세대사람을 만나면, 그들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 언어가 그들의 몸을 빌려 기생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너무 비관적인가?

 

그래도 희망은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보이는 그 언어들이 우리 생활 세계를 모두 점령했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 분명 디지털 논리가 교실에 구현된 것과 같은 서늘함을 느낄 때가 분명 있지만, 분명 그 속에서 새로운 언어, 따듯한 마음으로 그 논리와 구조 사이를 파고들었을 때, 디지털로 포착되지 않는 아날로그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인 말과 언어가 표현되고 생성되는 것을 발견한다.

 

디지털 언어를 제대로 익혀, 그들의 세상에 과감히 뛰어들어도 될 것 같다. 이 책과 함께 라면. 그리고, 그 언어로 유영하는 그들의 손을 잡고, 새로운 언어를 함께 생성하고 창조해야겠다. 따듯한 언상이 더 많아지길 기원하며.

 

*이 서평은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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