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하면 모든 슬픔이 사라질 거야 - 나도 몰랐던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언어의 심리학
가바사와 시온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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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설 | 서평

 

말로 표현하면 모든 슬픔이 사라질 거야(*원제 The Magic of Verbalization)

- 나도 몰랐던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언어의 심리학

가바사와 시온 지음, 이주희 옮김, 동양북스, 2023.07.18.

 

 

한 줄 평

 

경쾌한 고민 해결과 성장을 위한 언어화의 아름다움

 

 

서평 포인트 - 고민도 한 걸음부터

 

당신의 고민은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p. 12)

 

저자에 의하면, 4명 중 3명은 고민을 안고 있단다. 엄밀히 말하면,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라 할 수 있겠다. 과반수가 겪는 이 현상, 아주 간단히 해소할 수 있다고? 나름 현장에서 느낀바, 마음의 고민(심리적 문제)이란 쉬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또 그것이 상식으로 여겨지지 않던가. 들어가는 첫 문장부터 상당히 도전적으로 다가온다. 과연, 고민을 어떻게 바라보길래.

 

곤란하고 괴로운 문제에 부딪혀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상태” (p. 15)

 

그렇다. 고민은 마음의 정체(막힘)’ 상태다. 동의한다. 모든 마음의 고통은 미래를 전망하고 예측하는 감정과 기억, 즉 이미지와 이야기들이 유연하게 흐르지 않고, (편향 / 제한 / 단편적으로) 멈추어 있을 때 발생한다. , 그럼 이 정체 상태를 뚫어주기만 하면, 즉 제자리에서 한 걸음내딛게 하면 되는 것일까? 놀랍게도. 그러하다. 이 책은 이 한 걸음이 어떻게 가능한지 다양한 지침과 예시를 통해 안내한다. , ‘아주 간단하게라는 원칙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서평 포인트 - 고민 해소를 위한 3개의 카드 : ‘관점 전환, 언어화, 행동화

 

이 책은 정신과 의사로 8년 동안 4000개의 고민을 마주하며 얻은 공통의 패턴, 고민의 3가지 축의 도출로부터 시작된다. ‘통제 축, 시간 축, 자기 축’. 먼저, ‘통제 축은 통제감을 되찾아 내가 무언가를 진짜 할 수 있다는 여유를 찾는 것. 두 번째, ‘시간 축은 과거와 미래를 떠나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며 불안을 낮추는 것. 마지막 자기 축은 남(타인)을 바꾸려 들지 말고 자기 비율을 높이는 것. 3개의 축을 분석하며 고민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저자의 솔루션은 시작된다.

 

다음으로, 일단 검색부터 시작하면 90%는 가벼워질 수 있음을 언급하며, 주먹만으로는 가위바위보에서 이길 수 없음(pp. 89-93)을 분명히 한다. 사용 가능한 카드는 답답한 정체 상태를 고착시킬 뿐이다. 그러므로 세 장의 카드를 준비하라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관점 전환’, ‘언어화’, ‘행동화. 이 세 가지 대처법을 통해 고민 해소 사이클을 구축하면, 거의 모든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챕터, 한 챕터 읽어가다 보면 당장 삶에 응용하며 당면한 고민을 다룰 충분한 힘과 용기가 생긴다.

 

다만, ‘아주 간단한 방법이라 하였지만, 간명한 이해를 위해 주요 심리학 개념과 과학 및 전문 용어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 정도는 퀘스트 수행을 위한 아이템이라 여기고 흔쾌히 받아내면 그 시너지가 어마어마하리라. (예를 들어, 인지편향, 사실과 감정의 구분, 심리적 시야 협착, 제로백 사고, 빙의 토크, 무의식과 의식, 외화(外化), 옥시토신, 상담불가 증후군, 자기 개방, 가스 빼기 등..)

 

 

서평 포인트 - 고민 해소 너머, ‘함께 하는 삶의 성장을 위한 궁극의 비기

 

이 카드를 모두 실천해도 고민 해소가 어려운 독자를 위해, 저자는 마지막 궁극의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포기하기, 고민을 멈추고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 둘째 그만두기, 버리기, 다음을 위해 물러나는 용기를 갖는 것. 마지막은 친절, 감사, 공헌으로, 타인에게 give 하는, 즉 호의의 반복성 원칙에 따라 엔돌핀을 자극하는 것. 이제, 고민 해소 너머 행복 연쇄 반응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도식화하여 정리한다.

 

결국, 저자는 자신의 고민과 관점으로부터 시작하여,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즉 사람과 사람의 연결과 소통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단순 고민 해소라는 방법론 너머, 궁극적인 삶의 변화를 주문한다. 이쯤 되면, 삶의 궁극적 행복에 이르는 지혜의 서()라 칭해야 할 판이다. 저자의 임상 경험을 통째로 우려낸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끼지 않는 이 책은, 놓쳐선 안 될 인생의 가이드, 좋은 삶을 위한 동반자라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깨알 포인트

역시는 역시다.’ 책을 읽으면서도, 읽은 뒤에도 놀라움을 연신 터뜨리는 나를 발견한다. 이 느낌,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일본발() 간명함이랄까. 일본의 전문가들은 참으로 놀랍다. 그들이 오래 쌓아온 전문 지식과 경험을 경쾌하고 간명하게(심지어 재미있기까지) 정리하는 능력은 한국 출판물에서 쉬이 볼 수 없는 경험이다. 자신 있게 추천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동양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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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
제임스 R. 해거티 지음, 정유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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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설 | 서평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원제 YOURS TRULY)

-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

제임스 R. 해거티 James R. Hagerty 지음, 정유선 옮김, 인플루엔션, 2023.07.24.

 

 

한 줄 평

 

삶과 사람을 사랑할 때,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서평 포인트 - 부고는 인생 이야기. 내 이야기를 어서 점검하자.

 

모든 책의 첫 문장은 저자의 마음을 가장 강력히 투영하는 것이리라. 이 책 역시 그러하다.

 

언젠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글로 쓰이는 날이 올 것이다. (p. 10)”

 

첫 문장에서 다음으로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 왜일까. 내 업()의 방향성과 일치한다는 안도감, 그리고 나 역시 죽을 것이기에, 내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인지 아득하게 밀려오는 불안감, 마지막으로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의 인생을 얼마나 이야기로 여기고 기꺼이 마음 다해 쓸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함. 여러 감정과 장면이 뒤섞여 가벼운 두통에 이른다. 그렇다. 결국, 남는 건 피와 살이 아니라, ‘이야기.

 

이 짧은 깨달음은 부고 전문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저자를 향한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월스트리스 저널유일의 풀타임 부고 전문기자로, 매일 2~3시간씩 전 세계의 사망 기사를 찾아 읽으며 누군가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단다. . 나 역시, 사람의 마음은 결국 이야기(내러티브)라 여기고, 이들의 마음이 이야기로 표현되길 바라는 사람 아니었던가. 다른 점은, 나는 삶에 집중한다면, 저자는 죽음까지도 포괄하는 인생 전반을 아우른다는 것(아직 난 갈 길이 한창이다.). 저자는 3가지 질문을 던져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종종 점검하고 써 내려가라 말한다.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가? /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목표를 이루었는가?”

 

이는 지루하고 틀에 박힌 부고의 표준 형식(P. 24)을 따르지 않겠다는 저자의 신념과도 같다. 보나 마나 망칠 것이 뻔한 가족들에게 내 부고를 맡기지 말자(p. 24)라는 다소 급진적인 말에서 보듯 저자의 신념은 계속 나열된다. 누구도 내 부고를 나보다 잘 쓸 수 없기(p. 25), 쓸 수 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쓰자고(p. 27) 손을 내밀기도 한다. 잠시, 저자의 손을 잡고 사뿐하게 위 질문에 따라 내 삶을 톺아보고, 이를 언어로, 이야기로 옮겨보자. 생각보다 쉽지 않음에 당황할 것이다. 나도 이럴진 데, 타인이 나에 관해 쓴다는 건 어떠하겠는가. 아찔하다. 당장 나의 이야기를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서평 포인트 - 이야기는 곧 사랑이자 낙관이다. (낙관주의의 중요성)

 

저자는 부고 기사를 쓰면서 성공한 사람들이 대체로 낙관적(p. 13)임을 알아챈다. 그렇다. 요즘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선한 본성과 낙관적 마음(인플루에셜의 화재작 <휴먼카인드 HUMANKIND>를 참고해보자)을 품기엔, 주류 미디어 발() ‘비관행급행열차에 휩쓸리기 쉽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인류애 한 점 없는 어둡고 축축한 비관적 세상으로 어느새 이동하지 않던가.

 

이런 가운데, 누군가의 이야기에 다양한 방면으로 계속 궁금해한다는 것은, 게다가 정중하고 점잖은 태도를 유지하며 질문을 이어간다(p. 100)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석사 학위 논문으로 질적 연구를 했을 때, 코치 자격을 취득하겠다며 질문을 이어갈 때를 제외하고는 나를 포함하여 누군가에게 낙관하며 이야기를 진득하게 들으려 했던가. 이로 보아, 부고는 어쩌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낙관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 이야기는 사랑이자 낙관의 결과다.

 

 

서평 포인트 - 친절한 가이드

 

부고의 중요성만 이야기했다면, 마음 따듯하게 책장을 덮겠지만,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저자는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다. 나의 이야기를 점검하고 쓰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그렇기에 그간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고 사례와 방법론을 친절하게, 게다가 자세하게도 제시한다. 그리고 군데군데 응원과 동기부여의 말들도 잊지 않는다.

 

이야기를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미완의 이야기를 통해서라도 당신을 설명하고 삶의 교훈을 공유할 수 있다면 친구, 가족, 나아가 후손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당신이 되살린 추억, 삶에 대해 발견한 통찰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p. 394)

 

그리고, 책을 완독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를 공유하며 이 감사한 서평을 마무리하려 한다. 저자의 철학이 담겨있기도 하며, 미사여구와 수식어로 에고를 보호하는 거짓의 글쓰기를 하려 했던 나에게 담담히 힘을 빼라며 토닥여준다.

 

나는 내 부고에 내가 사망했다라고 쓸 것이다. 돌아가시거나 세상을 떠났다고 하지 않을 것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할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나는 무슨 일이든 단순한 편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동사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어쨌거나 이건 내 부고니까 말이다.” (p. 171)

 

, 나만의 담박한 동사 하나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며, 한 치의 거짓과 무게가 담기지 않은 한 문장을 적어보자. 더 늦기 전에. 누군가 나를 꾸며대기 전에. 그렇게 우리의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이 서평은 출판사 인플루엔셜 INFLUENTIAL’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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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
제임스 R. 해거티 지음, 정유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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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람을 사랑할 때,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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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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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설 | 서평

 

휴먼카인드(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Rutger Bregman 지음, 조현욱 옮김, 인플루엔션, 2023.05

 

 

한 줄 평

 

어쩌면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적 시선에 관한 치밀하고도 따듯한 이야기

 

 

서평

 

나에게 남은 인류애, 인간을 향한 따듯한 온기는 얼마나 남아있는가.

 

온갖 미디어가 쏟아내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곰곰이 보고 있노라면. 불쑥 감사한 생각, 안도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자연 상태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간이라는 그토록 슬기로운 동물이 빚어내는 온갖 사건 사고, 그리고 불행한 증후들의 다채로운 향연. 모종의 불안과 불신은 눈을 감게 하고, 혐오와 허무는 온 심신을 차갑게 식힌다. 직접 경험치도 않은 세계이건만, 이미 세상은 잿빛이라 단정하기에 이른다.

 

감사하게도. 수십, 수백, 아니 수천의 인간 군상을 만나며 희망을 궁리하고 미래를 노래하는 최고의 직업을 가진 나. 특히, 한창 자라나는 아동, 청소년을 만나 이야기 나눌 때면, 무성히도 퍼져가는 마음의 길에 따듯하고 풍성한 씨앗을 심어주려 부단히 애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미 어디서 배운 것인지, 인간과 세상에 대한 불신과 무력감으로 그들의 마음 길은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이미 단단하고 건조하게 말라버린 땅. 희망의 씨앗을 흩뿌려보지만 그들의 마음 세계는 대체로 따듯한 온기와 애정의 습도가 말라버린 경우가 많다. 이곳에 아름다운 꽃과 초원이 만개하길 바라는 건 무리다. 무언가 묘수가 필요하다. 커다란 오아시스던, 따듯한 물과 태양이 가득한 하늘이 몰려오건.

 

그렇게 좌절의 배를 타고 표류하던 중, 따듯한 빛을 머금은 유럽산 등대를 발견한다. 바로 <휴먼카인드 HUMANKIND>라는 책. 지금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 Rutger Bregman’이 인간 세계를 지배하는 성악설 기반 통념을 희망의 망치로 깊게 균열 내려는 시도를 알차게 담았다. 이미 작년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지만, 조금 더 따듯하고 온화한 우윳빛 깃털을 표지에 머금고는 다시 우리에게 나타났다. 영어 부제가 A Hopeful History이고 한국어 부제에서도 희망의 연대기라는 표현을 쓰니, 포근해진 책의 표면이 더 상냥하게 느껴진다. 이 자체로 핵심 메시지ㅡ걱정하지 마라. 아직 우리 인간에게 희망이 있으니, 조금 힘을 빼고 어서 이야기를 들어줘ㅡ가 전달되는 듯하다.

 

책은 초반부터 강렬한 주장으로 쐐기를 박는다.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놀라운 전개다.

 

이 책은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중략) 진화에 의해 증명되고 일상생활에서 확인된 아이디어다. 인간 본성의 너무나 본질적인 것이라 눈에 띄지 않고 간과되는 발상이다. 우리가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곧바로 혁명을 시작하게 만들 수 있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진정한 그 의미를 파악하게 되면 다시는 세상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만들 것이 확실하다. 그야말로 환각성 마약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도대체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 내심은 매우 고상하다는 것이다.” (p. 31)

 

급진적, 본질적, 혁명, 근본적, 환각성 마약과 같은 강렬한 언어를 이어 배치한다는 것. 그만큼 시급하고 위중한 이야기일 터. 이는 새로운 현실주의(p. 51), 유치한 감정적 호소나 유토피아적 망상이 아니다. 통념에 반()하는 것은 세계로부터 위험한 존재가 됨을 뜻한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친절히도 경고한다.

 

인간의 선함을 옹호하는 것은 존재하는 권력에 대항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중략) 조롱의 폭풍을 뚫고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생각이 무디고 순진해 빠졌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pp. 53-54)

 

위 경고를 잘 숙지한 뒤로는, 풍부한 이야기와 체계적인 논증이 부지런히 수백 페이지로 뒤따른다. 긴박한 주장을 더 단단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독자를 안내한 뒤, 끝내는 본래 삶의 행성 궤도를 이탈하게 한다. Re-volution. 말 그대로 혁명이 일어난다. 인간관, 세계관을 전복시킬 선한 이탈이다(내 경우도 상당한 관점의 수정이 이루어졌다. 성공적이다).

 

한 번에 이탈하면 길을 잃거나 탈이 날 수 있으니, 다양한 사례로 천천히 궤도 수정을 이끈다. 특히 호모 퍼피(p. 89) 개념으로부터 사피엔스의 빅히스토리를 조망하는 부분이 익숙하면서도 반가웠고, 특히 심리학을 전공하며 당연시 여겼던, 인간 본성에 대한 왜곡된 실험들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도 충격과 위안을 동시에 받았다. 나아가 앞으로 치유예술교육의 철학에 근간이 될 정도로 도움이 된, 새로운 현실(p. 346)과 비대칭적 전략(p.430) 역시도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텔레비전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유권자, 통계자료에 등장하는 난민, 용의자 사진의 범죄자 등 그들 모두는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며, (중략)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는 집에서 기다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p. 503)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비록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고 할지라도.” (p. 516)

 

인간 삶의 영속을 위한 부정편향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지만, 이제 그 전략을 긴히 수정해야 할 때다. 어쩌면. 교육과 치유를 업으로 삼은 나의 정당성이 확보되길 원하는 마음으로부터. 세상과 인간은 희망보단 고통과 아픔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편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온 것일 수 있다. 이제라도 불신과 혐오의 안경을 쓰고 있었다면, 늦지 않았다. 제법 온화한 빛깔을 손에 집어 들고 천천히 그 안경을 벗으면 될 일이다(밟아서 부수면 금상첨화다).

 

이제 어떤가. 편견의 안경을 벗고 드러난 보드라운 속살의 따스함. 손쉽게 예단하고 믿지 말자. 대신, 최대한 가까이, 그리고 천천히 관조하며 이해의 접촉면을 넓혀가자. 우리는 제법 따듯한 인간인 것을 믿고. 우정과 친절의 전염성(p. 501)이 있음을 믿으며. 서평을 읽은 여러분도 함께 느껴보았으면 한다. 부디, 선행을 부끄러워 말고 벽장에서 나오자(p. 525).

 

*이 서평은 출판사 인플루엔셜 INFLUENTIAL’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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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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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적 시선에 관한 치밀하고도 따듯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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