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학교에 갑니다> / 심은보. 여희영
연일 폭염경보 발령.
너무 더워 카페로 피신 왔다. 모레 개학인데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그간 못해본 폼을 잡아보고 싶은 거시다. 짧은 방학이 아쉬워 개학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데, 하필이면 <오늘도 학교에 갑니다>라니...ㅠ 개학은 2학기가 시작된다는 것이고, 학년말까지 줄기차게 달려야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이 책을 읽다보니 마음이 구름처럼 움직인다. 오히려 지난 생활을 반성하며 1학기 보다 나은 2학기를 위한 각오를 다지게 한다. 사랑 가득, 순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산소 같은 책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이 좋았던 건 아니다. 이상적인 교육을 꿈꾸는 두 분 선생님, 공립학교에서 열정적으로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과 대안학교에서 인간다운 교육을 위해 순수와 정열을 불사르고 계신 선생님이 나눈 편지글을 보며, 오히려 적자생존의 정글 같은 내 삶터를 떠올리게 하고, 부끄러운 나로부터 도망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입시의 한복판,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 속에서, 원망하며, 한탄하며, 분노하며, 가슴 졸이며 살아가는 나의 일상을 소환하는 탓에 무력감부터 찾아왔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랄까. 상처 받은 아이들이 주는 상처를 고스란히 되안기며 그저 전전긍긍 허덕허덕 살아오지 않았던가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영혼의 정화가 찾아온다. 내가 매뉴얼에 따라 기계적으로 학교 일상을 견디고 있을 때, 저편 어딘가에서는 이처럼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이런 선생님들이 계시는 한 우리 교육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 나도 이들을 닮아 보려는 마음을 내고 실천해본다면,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산소처럼 교육의 산소량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설렘으로 나를 인도한다.
방학을 눈물로 부여잡고 있는 나를 개학이 두렵지 않게 만들어준 책. 어서 아이들을 만나 두 분 선생님처럼 따라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 닿게 만든 책.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이처럼 간절한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는다면 경쟁보다는 협력, 이기심이 아닌 배려와 공감,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공부보다 놀이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되지 않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거시다.
이런 좋은 책을 혼자만 읽으면 무슨 재민겨. 한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는디.
#보다좋은교사가되고싶은선생님께
#개학이두려운선생님께ㅎ
#소중한내아이를잘키우고싶은부모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