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 공식 팬북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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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공식 팬북!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원작자인 오이마 요시토키의 2008년 제 80회 신인만화상 입선 작품과

2013년 주간 소년 매거진 합병호에 게재됐던 단편,

그리고 원작 만화를 중심으로 팬들과 1문 1답을 하는 코너와 주요 캐릭터 해설, 오이마 요시토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일전에 대원 씨아이에게 관람권을 하사받아 보고 왔던 애니메이션판 목소리의 형태.

 


태생이 애니메이션 보다는 원작인 만화책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원작이 애니로 나와도 엔간하면 안챙겨봄)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단편이지만)디테일한 인물들의 행동을 알게되어 조금 놀라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목소리의 형태의 주요 테마는
귀가 들리지 않는 니시미야 쇼코와
그녀를 따돌리는 반 친구들,
그리고 왕따 가해자의 중심에 서서 니시미야가 전학 가기 직전에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 이시다 쇼야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다.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테마에다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 소녀를 추가시켜 '왕따' 라는 주제를 담은 목소리의 형태는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꽤나 어둡고 아픈 작품이다.




'정상인' 인 자신들과 다른 니시미야를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무시하는 아이들.

그 중심에 이시다가 있는데
그의 철부지 같은 행동을 반 아이들은 나쁜걸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동조한다.

 


이런 학급의 어떤 '공기' 라는게 일본은 아닌지라 티가 나진 않았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무렵에도 분명히 존재했다.


학급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녀석이 누군가를 대놓고 비웃을 때,
대부분은 맞장구를 치고 말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서서 모두의 우스갯거리가 된 누군가를 방어해 주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그런 타겟이 된 아이는 나중에 어떤 인물이 될까.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때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전학가기 직전까지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까맣게 타버린 니시미야의 마음과 미래가 너무 가슴아팠다.
(그래서 결국 나쁜 선택을 하지만..)


목소리의 형태 원작을 모두 챙겨보진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의외로 담임 선생의 니시미야를 향한 어이없는 발언들이 등장해서 좀 의외였다.

 

니시미야가 일반적인 아이였으면 '저도 상처받아요' 라는 말은 쓰지 않았을거다.

당연히 누구나 그런 상황이면 상처를 받고,
교육자라면 가해자들을 당장 찾아내어 단순한 훈계가 아닌 처벌을 해야 마땅할텐데
실제 일본 학교는 어떤지 오히려 해당 학급에 어떻게든 남아서 일반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니시미야를 귀찮은 짐짝 처럼 여긴다.

선생이라는 사람이.
(애니메이션에선 이런 세세한 디테일이 모두 삭제되어, 담임인 타케우치 선생은 언제나 중립을 지키려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래서 내가 애니보단 원작을 좋아핢)


물론 청각장애인이 일반 학교에 진학하려는 것 자체가 여러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이지만

목소리의 형태 공식 팬북에 실린 단편 두 작품에서 모두 아이들이나 타케우치나 참 답이 없는 모습만 보여준다.



학창시절에 몇 년이나 어딘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부모님 등쌀에 떠밀려 이곳 저곳 다닌 탓에 그들에 대한 어떤 편견이나 동정은 없다시피 살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들보다 낫다는 생각도 없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바라는 '양보' 나 '배려' 를 당연시 여기는 것도 싫어한다.

그냥 장애인이든 정상인이든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니시미야가 당한 건 왕따가 아니라 편견에 대한 불평등이었고
이시다가 당한 건 가해자에 대한 처벌로서의 왕따였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어린시절에 치기어린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처를 니시미야에게 남긴 이시다도 반 아이들도 모두 잘못된 행동이었고

그런 이시다를 엄벌하겠다며 일부러 왕따를 시킨 반 아이들역시 문제가 심각하다.
(누가누가 더 잘못했나 우위를 가릴 순 없지만 이시다를 따돌린 아이들이 더 심하지 않을까?)

가해자 처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어제의 친구들에겐 죄가 없는 걸까?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부디 두 사람이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대원 씨아이에게 목소리의 형태 단행본 전 권 리뷰를 신청했지만 보기좋게 광탈.. 쪽쪽 빨아서 아주 구석구석 리뷰해 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어린시절에 남은 상처와 앙금은 평생 기억에 흉터처럼 새겨지기 마련이니까..












+
단행본 말미에 수록된 원작자의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똑똑히 보고
똑똑히 듣는다



요즘같은 인스턴트 시대(이 말도 너무 옛날 말이군) 에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말을 전한다는게
점점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sns나 메신져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더 많아진 나로선
되도록이면 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진심을 뱉을 때가 더 많은데

상대가 알아주지 못하거나
눈치채지 못할 때

그렇게 답답할 때가 없다.
당장 만나서라도 이야기 하고 싶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의 진심을 당신에게 전하고싶다.





똑똑히 듣고 똑똑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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