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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백곰 1
코로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5월
평점 :
사랑에 빠진 백곰 1권 리뷰!
만화, 사랑에 빠진 백곰은 본격 동성애 권장(?) 만화다.
사랑에 빠진 백곰의 작가, koromo의 성향이 어찌됐든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하나는 포식자가 되고 또 다른 하나는 피식자가 될 수밖에 없는 먹이사슬 피라미드에 당당하게 반기를 드는 작품이다.
새하얀 설원에서 새하얀 바다표범을 사랑하게 된 고독한 백곰.
두 동물 모두 수컷이라는게 함정.
만화 초반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게이 장르를 소비하는 우리의 멍청한 태도처럼
수컷 백곰과 수컷 바다표범 사이에서 그저 우스갯소리만 늘어놓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만화 사랑에 빠진 백곰을 보면서 문득
게이를 대표하는 연예인인 홍석천이나 여러 매체에서 게이가 개그코드로 휘발되어온 모습들을 떠올려 보았다.
나는 여성을 사랑하는 지극히 심한 이성애자이기에 저런 드립들이야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있지만 실제 게이들이 저런 드립들을 좋아하는지는 주변에 게이 친구가 없어서 모르겠다.
일반적인 색드립만큼 게이들도 자신들의 성향의 희화하며 소비하는 걸 좋은 의도로 받아들일까?!
그리고 굳이 수컷 백곰과 수컷 바다표범을 이 만화의 주인공으로 한 이유가 궁금했다.
(둘 중 하나를 암컷으로 했어도 됐을텐데)
극 초반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게이드립을 많이 치지만 뒤로 갈 수록 종과 성별, 먹이사슬을 뛰어넘어 범 지구적으로 전체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싶은 작가의 의도가 느껴졌다.
어느날 갑자기 바다표범에게 나타나 '널 사랑해' 라고 말하는 백곰.
일방적으로 마구 퍼부어대는 백곰의 구애에 숨이 막혀 당장이라도 심장마비에 걸릴 것 같은 바다표범.
분명 두 동물이 동시에 느끼는 두근거림이지만 의미가 하늘과 땅 차이다.
폭격기같은 백곰의 애정공세에 바다표범 역시 힘들지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을 때
혹은 누군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게될 때
우리는 종종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런저런 실수들을 한다.
상대방의 마음이야 당장 지금 내가 널 좋아하니 알 바 아니고,
부담스럽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상대가 무서워 도망치고만 싶고,
내가 기분이 좋으니 너도 기분이 좋을거라 단정짓고,
헤어지면 어차피 두 번 다시 안 볼 사람이니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고,
사랑 받는 쪽이 우위에 서니까 날 사랑해 주는 사람에겐 함부로 대하는 게 맞고..
사랑에 빠진 백곰 에는 참으로 여러가지 사랑에 대한 방식들이 등장한다.
성별을 떠나 '사람'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이 만화는 보여준다.
남이 싫어할 행동과 슬퍼할 행동은
하면 안된다.
언젠가 나도 당신에게
이런 다정함을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리 무슨 생각을 하든
자기 자유라도
그걸 입 밖으로 내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건
옳지 못하다.
본인이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것에 대해
모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상하다고 단정을 짓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게이물에 말 못하는 미물들이 주인공이고
귀여움과 짝사랑에 먹이사슬 따위 개나줘버린 만화지만
굉장히 색다른 울림으로 다가온 만화다.
특히나 백곰의 과거인 고래 아줌마 누나와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뭉클했다.
아침에 이 책을 읽었으면 100% 울었을 듯.
사랑에 빠진 백곰은 캐릭터가 가져다 주는 단순히 뻔한 귀여움을 넘어, 마음을 흔드는 뭔가가 있는 만화다.
한정으로 담겨있던 스티커는 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