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미궁 - L Books
토아자 세이 지음, 시라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도서미궁은 참 재미있는 소설 입니다.


스토리적으로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오쿠츠키 소우시는 5년전에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내려고 하고, 그런 중에 진조 흡혈귀인 아르테리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 주인공을 노리는 에리카나 자신을 도와주려는 학급 위원장 칼미아등 사람들의 만나고 도서관 도시의 도서미궁의 비밀을 풀어야 합니다. 문제는 주인공은 8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지워지는 저주를 받고 있다는 것이죠.


작품의 시놉시스와 캐릭터들의 조형은 사실 전형적인 신전기(新伝綺) 작품입니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라는 부분은 일상성이 약하지만 마법 도시라던가 처음 보게된 존재가 진조 흡혈귀라던가 각종 마법적인 이야기들이나 저주를 풀기 위해서 위험한 존재와 버디를 짜게 되는 점 같은 것 말이죠. 


때문에 이 작품은 오타쿠적인 이야기로 설명하자면 중2병 소설입니다. 당장 "진조" 흡혈귀라고 불리는 히로인의 존재나, 마법사들의 도시와 마법이 담긴 책의 능력자 배틀 형태의 전개, 보이 밋 걸 형태의 작품의 시작점, 능력자 배틀을 할때 제한 요소등 말이죠. 러브 코메디물이나 이세계물이 히트하면서 이런 신전기 작품들이 많이 쇠퇴하였지만, 아직도 일상 비일상의 능력자 배틀 형태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고 라이트 노벨에서는 대중적인 작품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대중적인 부분을 넘어서 실험적인 작품인 이유는 이 작품의 이야기 전개와 문체의 특성에 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의 소설 시점은 2인칭이며 읽은 독자와 화자가 만나는 접점이 있는 제 4의 벽을 어느 정도 허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2인칭이 시점의 시도는 소설에서 꽤 많이 있었지만 그게 장르소설에서 많은 것은 아닙니다. 당장 제가 아는 건 진산의 무협 단편인 잠자는 꽃 정도일 뿐이니까요. 이 작품의 화자는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사람이 읽고 있는 책 자체가 하나의 화자로서 동작을 합니다. 때문에 화자이며 각 캐릭터들의 모든 심리나 과거등을 까발리는 스포일러이자 그리고 읽고 있는 독자에게 말을 걸어오게 됩니다. 이야기를 전개하고 적힌 것을 말하는 책이 화자로서 진행을 하는 독특한 재미가 있더군요.


아쉬운 부분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신전기.. 중2병 소설 자체의 오그라듬이나 전체적인 이야기의 서술 트릭(?)이 간단한 것은 아쉽습니다. 다만 판에 박힌 이런 클리세적인 부분들을 2인칭 시점이라는 다른 실험성으로 잘 전개하고 만든 것은 훌륭하다고 봅니다. 


라이트노벨을 좋아한다면 재미를 떠나 꼭 읽어봐야 할 소설이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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