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인류학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4
존 모나한.피터 저스트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과학도로서 전공인 정치학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론을 취하고 있는 사회과학 내 여러 학문 분야들에 관심이 있는데요. 최근에는 문화인류학에 관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리뷰했던 첫단추 시리즈(정치사상사, 푸코)보다도 비교적 독서 난이도가 낮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문화인류학』은 인류학에 대하여 제가 그간 어렴풋하게 느꼈던 매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가지고 있던 찝찝함과 우려를 학자의 입으로 시원하게 풀어내 준 책입니다. 인류학의 대표적인 연구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 민족지(참여관찰)는 사화과학도이자 정치외교학도로서 그동안 학습해 온 연구 방법론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인류학만의 독자적인 방식입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도 기본적으로 문화인류학과 참여관찰에 대하여 간단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그때는 이 방식에 특별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학자들의 연구는 연구라기에는 너무 지난하고 모호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들의 연구 대상은 전통적으로 서구 발전 국가보다는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부족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연구 대상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그 낯설고 생소한 사회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는 것은 물론 해당 사회 구성원들에게 받아들여져야 하고, 스스로 녹아들어야 하며, 그러면서도 외부자이자 연구자로서의 본래 목적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관찰자로서 선입견에 치우쳐서도 안 되고 마치 세상과 분리된 공동체인 것처럼 해당 사회가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겪는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낭만화하거나 지나치게 해당 공동체에 온정적이게 결과를 기술해서도 안 됩니다. 그렇기에 의심하던 세월이 길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연구가 정말 가능한가?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본래 무균실도 무인도도 아닙니다. 이제는 인류학자들의 연구 방법론과 연구 윤리 자체가 오늘날 요청되는 덕목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잘 모르는 곳으로 얽혀들어가는 것.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것으로부터 보편 감각을 끌어내고 공유하는 것. 간학문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이 학문이 이 책을 쓴 두 저자 덕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본 게시글은 교유당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