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의 세계 -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으면서 그간 러시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정작 오늘날 핵심적인 전쟁의 주체이자 패권을 흔드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도 러시아라는 국가에 대해 자세히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알아보기에 한계가 있었던 부분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해볼 수 있었다. 아마 러시아가 이데올로기적으로도 소위 '좌파'의 대명사이기 때문에 미국의 우방이자 자유주의 국가이고, '빨갱이'에 대한 검열과 좌파 세력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측면이 있고, 인종적으로도 영향력 면에서도 차라리 중국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좌파 세력의 성장과 확산, 그리고 혁명으로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 상황(러시아에 대해 무지한)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 대중서를 목적으로 했기에 쉽게 읽히도록 구성하고자 한 고민을 책에서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각 부 안에는 짧은 소주제 여러 개가 각각 상이한 주제로 이어지고 있어서 쉽고 빠르게 읽고 넘어갈 수 있었고, 간단히 요약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소주제가 짧게 짧게 이어지기 때문에 저자가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기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한 소주제와 다음 소주제 간 논리적으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핵심적인 키워드를 조금 더 추리고 통계와 인용 각주 등을 추가하여 보다 촘촘하고 논리적인 근거가 제시되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도 조각조각 썼던 글들을 한데 모아 출간한 형식인지, 어떤 식으로 글이 쓰이고 편집되었는지 호기심이 들게 하는 형식이어서 재미있는 교양 대중서의 역할은 충분히 다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