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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과 투자 - 찰리 멍거처럼 사고하고 투자하라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이건 외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8년 7월
평점 :
서평: 통섭과 투자
목차
1부 투자철학
2부 투자심리
3부 혁신과 경쟁 전략
4부 과학과 복잡계 이론
에프엔미디어에서 주관하는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통섭과 투자'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에프엔미디어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은 그간 읽어왔던 가치투자 서적들과는 많이 다른 유형의 책입니다. 또 책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또 후반부로 갈수록 익숙치 않은 개념들이 많이 나와서 한번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평소에 여러분야를 통섭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제 탓도 있을 것입니다. 어쨋든 이러한 이유로 투자에 입문하는 분들 보다는 이미 투자경험이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 투자를 함에 있어서 본인의 시야를 넓히고자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총 '38장 + 부록' 으로 구성되어 있어 모든 장을 리뷰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서론에서 '책의 모든 부분을 읽을 필요 없이 본인이 관심이 가는 부분을 취사선택하여 읽어라'고 조언합니다. 따라서 저도 제가 인상깊게 읽었던 chapter를 중심으로 서평을 작성 하고자 합니다.
1부 투자철학
1부에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부의 총 9장 중에서 감명깊게 읽었던 문장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1) 투자자들은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좋았기 때문이고, 결과가 나쁘면 과정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추정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다. 반면 '확률 분야(스포츠팀 운영,투자, 베팅 등)'에서 장기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사람들은 모두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2) 투자 과정이 훌륭하려면 각 사건의 '손익'과 '발생확률'을 살펴보고 주가에 반영된 시장 컨센서스가 잘못되었는지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기댓값이 유리한 쪽에 걸어야 한다.
- 여기서 말하는 기댓값은 '사건의 손익' * '사건의 발생확률' 로 계산됩니다. 단순히 이길확률이 높은 쪽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기댓값이 높은쪽에 베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낳습니다.
ex) 예컨대 어떤 주식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해 1% 상승할 확률이 75%이고, 기대치를 하회하여 10% 하락할 확률이 25%라고 가정하자. 이 주식은 '상승 확률'은 높지만 '기댓값'은 마이너스다.
->> ( 75/100 * 1/100 ) + ( 25/100 * -10/100 ) = -175/10,000
3) 승자펀드(10년동안 S&P500을 능가한 주식형 펀드들)는 이러한 점에서 액티브 펀드와 달랐다.
- 낮은 포트폴리오 회전율: 2006년 전체 주식형 펀드의 회전율은 89%였지만, 승자 펀드는 약 35%에 불과했다.
- 높은 포트폴리오 집중도: S&P500은 10대종목의 비중이 전체의 20%였지만 승자펀드는 평균 35%였다.
- 가치투자 스타일: 승자펀드 중 압도적 다수는 '내재가치보다 싼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기법을 따랐다.
- 외진 운용사 위치: 승자 펀드 운용사는 금융 중심지인 동부에는 소수만 있었고 시카고, 오마하, 볼티모어 등에 많이 있었다.
4)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댓값을 분석해서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 경마, 투자 등 여러 분야의 선구자들은 한결같이 '기댓값'을 강조한다. 이른바 베이브 루스 효과다. 루스는 삼진아웃을 많이 당했지만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되었다.
- 야구 격언 중에 '수위타자(타율왕)는 포드를 타지만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일발 장타를 터트려줄 수 있는 타자가 귀하고 우대받는다는 말입니다. 주식투자에서도 마찬가지의 논리가 적용됩니다. 여러 종목에서 고만고만한 수익률을 얻는것 보다는 소수의 종목에서 폭발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큰 기여를 합니다.
5) "승률이 높은 말에 걸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좋은 결과를 결정하는 변수는 배당률입니다. 그러므로 승률이 50%인 말이 나쁜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승률이 10%인 말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관건은 승률이 아니라 기댓값인 배당률 (승률*예상배당금)이라는 뜻이다.
- 승률이 높을 것(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을 모두가 예상하는 상황에서는 설령 자신이 선택한 기업이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좋은 실적을 내더라도 큰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때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나쁜 실적이 예상되는) 소외주는 좋은 실적을 내면 급등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더라도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보았을 때 기댓값이 플러스인 쪽은 소외주 쪽입니다. 물론 기댓값을 제대로 분석해야지만 이러한 접근이 의미 있게 적용될 것입니다.
6) 투자자들은 상황 기반 분류가 아니라 속성기반분류(저PER, 저PBR 등)에 집중한다.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속성에만 집중하는 투자 기법은 문제가 있다. 때로는 비싸 보이는 주식이 실제로 쌀 수도 있고, 싸 보이는 주식이 실제로는 비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싼지 비싼지는 '상황'에 좌우된다.
- 굳이 저PER, 저PBR 포트를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시장상황, 기업의 전망 등 전체적인 상황은 무시한 채 오로지 PER, PBR, ROE 등의 지표에만 몰두하면 소위 말하는 가치트랩에 빠질 확률만 높아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가치투자자분들이 속성을 기반으로 하여 (혹은 퀀트기법으로) 1차적으로 종목을 필터링 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현금창출능력' 이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으로 먼 미래를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7) 경영진 평가는 확실히 중요하다. 경영진에 관해서 세심하게 고려할 세 가지 분야는 리더십, 성과 보상, 자본배분 능력이다.
- 리더십: 끊임없는 학습 욕구, 단순 명쾌하게 비전을 소통하는 능력, 자각능력(자신감과 겸손함 사이의 균형)
- 성과 보상: 성과보상제도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경영진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또 하나 유의할 사항은 경영진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회계를 조작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ex) 회계조작 스캔들로 상폐된 엔론의 사내 위험관리 매뉴얼 : 실적이 항상 경제적 실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계 실적으로 경영자를 평가하는 관행에 비추어 볼 때, 당사 위험관리 전략은 경제적 실상이 아니라 '회계 실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자본배분: 자본배분이란 초과수익이 장기적으로 창출되도록 회사의 자원을 배분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 사례를 조사하여 경영진이 자본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했는지 살펴보자. 평균회귀의 원리는 때가 되면 찾아오는 저승사자와도 같다. 당장은 수익률이 높아도 언젠가는 평균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에 열을 올리면 수익률은 결국 자본비용에 수렴하게 된다.
2부 투자심리
투자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투자심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상황별로 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우리의 의사결정에 남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모닝스타는 미국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회전율과 실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투자기간을 막론하고, 회전율 낮은 펀드가 회전율 높은 펀드보다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고위험 펀드는 회전율이 높을 때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학계의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했을 때 회전율이 높으면 거래비용, 세금 등의 문제로 좋은 실적을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위험 펀드는 회전율이 높을 때 실적이 좋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고위험펀드는 다른 펀드보다 포트에 담겨 있는 기업들의 변동성이 크기에 그만큼 빠른 회전율로 대응해야 실적이 좋아지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제 해석이 맞겠죠?
2)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으레 열거하는 처방이 있다.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고, 운동을 하고 등등.... 그렇다면 투자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평가이익, 손실을 계속해서 평가하는 등 투자를 단기적으로 바라보면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종목에 확신을 갖고 묵묵히 인내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분석과 가치판단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3) 보유 종목을 동료에게 권유하거나 공개적으로 추천했다면 의견을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된 개념이 확증의 덫으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의견은 받아들이고, 뒷받침하지 않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다. 이런 일관성 원칙을 완화하는 방법 하나는 세상을 '확률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4) 시장은 다양성이 유지되면 대체로 효율적이지만, 다양성이 사라지면 대체로 비효율적이 된다. 즉, 다양성이 유지되는지 살펴보면 시장이 효율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 간혹 시장은 일시적으로 특정 감정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이때 시장은 다양성을 상실해 폭등하거나 폭락하게 된다. 이러한 다양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척도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대중과 개인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하면 약간의 힌트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발상 투자를 하려면 소수가 아니라 다수가 저지르는 오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5) 후견지명은 과거에 발생한 일도 나중에 돌아보면 당연해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문제가 발생한 과거 시점의 불확실했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후견지명 편향에 빠지면, 자신이 과거에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반성하기 어려워진다. 결정할 당시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기록해두는 것이 한 가지 해결책이다.
- 어떤 기업을 매수할 당시의 투자포인트, 시장상황, 그리고 기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기록해두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가끔은 자신의 생각과 정반대로 흘러가면서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짐에도 주가는 오르는 아이러니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기록을 하게되면 이후에 자신의 투자에 대해서 보다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록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기록하지 않고 투자 성패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거나 후견지명 편향에 빠지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부 혁신과 경쟁 전략
지난 세기의 변화가 다음 세기에 대해 암시해줄 수 있을까? 몇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따. 첫째는 먼 미래에 대한 예측은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고, 둘째는 앞으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혁신뿐이라는 점이다. 혁신은 기존의 아이디어 조각들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아이디어가 많을수록, 그리고 이를 더 빨리 다룰수록 유용한 해결책인 혁신을 더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
1) 앤드류 하가든은 '모든 혁신은 과거로부터 어느 정도 단절됨을 의미하지만 과거의 조각으로부터 만들어진다'고 했다. 혁신은 창조적 파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창조적 파괴 과정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다른 것들을 대체한다. 더 빠른 혁신은 더 많은 기업의 흥망을 의미한다.
- 얼마 전 읽었었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저자 파브라이는 '혁신은 불분명하지만 모방은 구체적이다'라며 혁신의 위험성과 모방의 위대함을 피력하였습니다. 분명히 혁신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을 신성장동력을 위한 혁신에 사용하지만 이는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혁신이 실패하게 되면 시장에서의 지위를 잃게되고 경쟁기업에 의해 도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분명 혁신은 양날의 검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하고 있는 혁신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혁신의 기댓값은 얼마인지, 경쟁기업은 어떠한 방식으로 혁신을 하고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지만 전문적이고 고차원적인 지식이 필요하기에 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혁신의 주체에게도, 평가자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차라리 적은 혁신비용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 폭발적인 혁신은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천천히 안정적인 혁신을 이루어나가는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2) 혁신은 아이디어 조각을 재구성하는 것이므로, 이 조각이 많을수록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더 많아진다. 아이디어 조각이 많을수록 더 크게 혁신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다. 주로 물적 자원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희소성에 기인한 비용 탓에 규모의 비경제에 부딪혀 규모와 성장에 제약을 받는다. 주로 지식을 창조하는 회사들은 이 같은 걸림돌이 없다.
3) 우리가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정신적 유연성은 점점 떨어지지만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은 향상된다. 시냅스 수는 줄지만 기량과 능력은 나아진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특정 제품이나 프로세스가 지배하게 되면서 경쟁 기업 수는 줄어들지만 산업은 계속 성장한다. 이런 거품형성과 붕괴 현상이 비경제적이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일부 있지만, 미래 성장의 발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다. 더욱이 자연도 지구상에 생명체가 태어난 30억 년 전부터 이 과정을 되풀이했다.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라울은 화석을 분석한 결과 주식시장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4) 리처드 포스터와 사라 캐플린의 연구는 신생 기업이 오래된 기업보다 주주들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기존 기업을 뛰어넘는 신생기업의 초과수익은 대부분 초창기 5년에 거둔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 뒤 15년동안은 업계 평균에 근접하고, 20년이 지난 후에는 업계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보였다. 그 이유는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 경쟁기업들이 혁신을 모방하거나 개선함에 따라 혁신을 주도했던 기업은 의미있게 성장하거나 자본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을 창출할 여지가 거의 없어진다.
- 신생기업보다 안정되고 오래된 기업에 대해 시장이 더욱 정확하게 전망하고 주식가치 평가도 정확해진다.
- 기업이 비대화, 자만, 관료화 같은 문제들 때문에 결국 혁신의 날카로움을 잃는다.
결론: 초과수익을 가져다주는 기업들도 '영구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의 임시 구성 종목'일 뿐이다.
5) 비즈니스 세계에서 진화가 빨라짐에 따라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유지하면서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기간이 과거보다 짧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추세는 가치평가, 회전율, 분산투자와 관련된 분야에서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6) 클록속도(상품 클록속도: 신제품이 출시되는 주기, 공정 클록속도: 상품 혹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공정속도)는 경쟁우위의 지속성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클록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는 다음 두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처리과정을 개선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투명성을 제공하게 되어 클록속도가 빨라진다. 둘째, 유형자산보다 지적자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원배분의 유연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 클록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사항들도 고려해야 한다.
A.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짧아지면 주식가치 평가 기법도 달라져야한다. 클록속도가 짧아지면 PER처럼 과거 데이터를 사용하는 상대가치법의 유용성이 줄어든다. 비교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기 실적이 일시적으로 높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평균으로 수렴한다고 보는데, 이를 토대로 단순하게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B. 포트폴리오 회전율에도 클록속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업들은 일련의 경쟁우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날 최적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시장 전체 회전율이 20년동안 너무 높아졌지만, 회전율이 20% 미만으로 지나치게 낮으면 유연성이 떨어져 시장의 역동적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C. 클로속도의 단축은 분산투자의 필요성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경쟁우위의 기간이 짧아진다면 포트폴리오도 이를 감안해 그물을 넓게 쳐 분산해야 한다. 승자기업에만 투자하고 패자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D.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조직의 역동적인 변화 상황을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세계는 초파리처럼 생애 주기가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 투자에 있어서 분명히 변하지 않는 원칙들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너무 낡은 개념에만 몰두할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잡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투자원칙은 고수하되 변화된 시장환경에 맞는 투자기법도 유연하게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장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트폴리오 회전율과 분산투자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분들은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높을수록 포트의 수익률은 낮아진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과 기업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포트폴리도 빠른 대응을 해주어야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저자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7) 기본데이터가 끊임없이 바뀔 때에는 시스템을 관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과거의 평균이 현재의 평균을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하므로, 과거 평균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이 교훈은 투자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과거PER은 현황을 대충 파악하는 정도로만 활용해야 한다. 과거의 인구구조로 사회보장제도를 설계할 수 없듯이, 투자자들도 과거 PER로 현재의 시장을 평가하면 안 된다.
8) 무형자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PER은 더 높아진다. 투자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기업은 이를 자본화하는 기업보다 순이익 대비 현금흐름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유형자산 중심의 오래된 산업에 비해 서비스 및 지식산업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더 짧기 때문에 PER이 낮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상쇄 요소를 감안한 적정 PER은 과거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PER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경제 환경은 바뀌었다.
4부 과학과 복잡계 이론
1) 잘 정의된 시스템에서 전문가들은 쓸모가 있다. 규칙에 근거한 해답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해지면 보통 사람들의 집합이 전문가 개인보다 문제를 더욱 잘 해결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이 웬만한 사람들보다 대체로 더 똑똑하다는 뜻인데, 이는 경험적 사실로 증명되었다.
2) 다양성은 많은 자연적 인지 과정의 연료다. 투자 접근방식이 편협하거나 정보 자료가 너무 적으면 다양성의 힘을 간과할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물론 다양한 생각을 즐기면 불필요한 정보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사려 깊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투자실적을 개선할 수 있고 인생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3) 현실 세계에서는 '평균'과 '중간' 못지 않게 분포의 '꼬리'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평균이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서, 점진적이 아니라 돌발적으로, 중산층이 아니라 엄청난 부자들에 의해 세상은 움직인다. 우리는 '평균적'인 생각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 주식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복잡계'의 특성을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예측이 잘 들어맞지 않고 주가 또한 정규분포의 모형이 아닌 '두꺼운 꼬리(정규분포 모형에서 양 극단이 두껍게 자리잡은)' 모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꺼운 꼬리에 위치한 즉, 양 극단에 위치한 발생가능성이 적은 소수의 사건들이 시장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현상을 간과하여선 안됩니다. 복잡계는 또한 결과의 크기가 사건이 일으키는 impact의 규모에 비례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끔은 매우 작은 사건이 엄청나게 큰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큰 사건이 시장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을 연구할 때에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유연한 사고로 접근하여야 합니다.
4) 프랜시스 골턴은 '집합적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일찍이 통찰력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여론'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논문에서, 플리머스의 웨스트 잉글랜드 가축 및 가금류 전시장에서 있었던 황소 무게 알아맞히기 대회를 언급했다. 장난 참가를 방지하려고 참가비를 6페니씩 받으며 787명을 모집했는데, 전문가로 볼 수 있는 도축업자와 농부도 더러 있었다. 그 외 대다수는 얻어들은 정보나 자의적 기준으로 무게를 짐작할 것 같았다. 골턴은 예상치의 평균은 물론이고 여론에 해당하는 예상치의 중간값을 계산했다. 그는 이 중간값과 실제값의 차이가 0,8% 이내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평균과의 오차는 0.01% 이내였다. 어떻게 해답이 나왔는지 보여주기 위해 골턴은 참가자들이 내놓은 예상치의 전체 분포도를 공개했다. 간단히 말해, 잘못된 추정치들이 상쇄되면서 정제된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다.
- 여론의 강력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집단지성은 개인보다 강력하며 이러한 집단지성의 특성을 주식시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면 투자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4) 복잡하지 않고 선형적으로 상호 작용을 하는 시스템에서 환원주의는 매우 유용하다. 인간이 제작한 기계들이 바로 그렇다. 손목시계를 분해해서 각 부분을 연구하면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들은 중앙집권적 의사 결정 체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산업혁명 시기의 기업들이 이런 기계적 시스템의 좋은 예다. 부품이 생산라인으로 이동하면 근로자들이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일을 한다. 과학적 정제 과정을 통해 경영자들은 시스템의 효율성을 계속 개선할 수 있다. 반면,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중앙집중적인 통제 방식이 맞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런 시스템을 '복잡계", 각 구성 요소를 '행위 주체'라 부른다. 정부 조직, 대기업, 자본시장 등은 복잡계다. 이들 조직에서 상의하달 방식을 고집하면 실패로 이어지게 마련인데 과거 소련이 대표적인 예다.
5) 주식시장은 복잡계의 모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투자방식과 투자기간이 각기 다르고 투자자들이 서로 거래한다. 그리고 두꺼운 꼬리에서의 가격급변과 투자자의 상호 모방도 목격할 수 있다.
6) 주식시장은 복잡계이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가 항상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결과가 그에 비례하는 원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모든 결과에 대해서 원인을 찾고자 하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7) 파워법칙을 따르는 시스템은 빈도수가 높은 작은 사건들과 빈도수가 낮은 큰 사건들로 구성된다. 자연계에는 개미가 수없이 만이 존재하지만 코끼리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마찬가지로 소기업은 매우 많고 대기업은 몇 개뿐이다. 이 원리는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 이유로 파워법칙의 분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첫째, 기업은 생물종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생태적 지위가 있다. 현재의 지위를 고려하면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 둘째, 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성장률 변동이 더 적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 대기업은 종종 성장률이 정체되므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하향조정되고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 셋째, 투자자들은 종종 과거의 성장을 보고 미래의 성장을 짐작하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실망한다. 성장의 패턴을 이해하는 투자자라면 지나친 기대감이 초래하는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8)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가치 기준에 맞춰 주가가 변동되는 것이 아니라, 주가에 맞춰 가치 기준을 수정한다." 사람들은 원칙에 근거하지 않고 남의 행동에 영향을 받아 가치 기준을 정한다. 주가는 타인들과의 집단적 상호 작용을 반영한다. 그러나 영향을 받는 정도는 제각각이다. 그레이엄은 1940년대 중반에 했던 강의에서, 이제까지 증권 분석 기법은 많이 발전했지만 한가지 중요한 부분에서 사실상 진척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9) 가격을 불문하고 우량기업(블루칩)을 사는 것이야말로 건전한 투자라는 '새시대'의 교리가 등장했다. 도박 열풍에 굴복하는 것을 '투자'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합리화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영업권, 경영, 기대수익 창출능력 등 가치를 이루는 '무형요소'들이 최근 더 중요해진 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수학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상당히 임의적이고 지배적 심리에 따라 가치요소를 평가하는 기준이 큰 편차를 보인다는 약점이 있다.
- 인간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함에 있어서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감정'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긍정적인 감정이 넘쳐날 땐 시장은 전체적으로 낙관론을 가지게 되고, 부정적인 감정이 넘쳐날 떈 비관론에 빠지게 됩니다. 갈수록 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감정이 전염되는 속도와 강도는 더욱 빠르고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들어 'FANG'과 같은 무형자산을 기초로 한 기업들의 가치가 폭등하고 있는 것도 인간의 감정과 연관이 있습니다. 'FANG'이 가지고 있는 무형요소들은 객관적으로 가치를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기보다는 시장의 심리, 군중의 심리에 따라 가치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시장의 방향성, 추세로 짐작하건데 주관적인 '감정'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페이스북의 대폭락이 가장 적합한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무형자산을 기초로 한 기업들은 인간의 감정기복에 따른 주가 급등락 등에 의해 높은 변동성을 갖게 됩니다.
10) 2000년 초반과 같이 시장이 어려울 때, 집단적 사고를 피하고 자신의 견해를 유지한 투자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역사를 되돌아보고 여러 시나리오를 조심스레 고려하면 참고할 만한 기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버핏은 투자자들이 감정에 휩싸이고 계량적 분석을 무시하기 쉽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자자는 좋은 대상인지 판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시장에 팽배한 극단적 감정으로부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단절하는 능력을 덧붙인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 4부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파워법칙, 프랙탈 등의 개념은 양도 방대하고 설명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평에서는 간략하게 다루거나 생략하였습니다. 4부내용 자체가 서평으로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전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새로운 개념들이 등장하기에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난이도도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식투자에 통섭적 사고를 적용'하는 것은 단순히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투자심리나 시장의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을 제외하고는, 일반투자자의 레벨에서 이 책의 개념들을 100% 활용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실용성이 높은 책은 아니지만, 책 초반부에 설명하는 '기댓값'에 대한 내용, '확률'과 '상황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투자'에 대한 내용 등은 이해하기도 쉽고 몇번을 반복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겐 전체적으로 매우 어려운 책이었지만 투자로서 사고관을 한 층 더 넓혀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서평을 작성하려 할때만 해도 책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기에 몇 개의 중요한 chapter만 리뷰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절반 이상의 chapter들을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가치있게 느껴지는 내용들, 문장들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