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모모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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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준비되었나요?”

10년도 전에 방영된 드라마로 알고 있었는데 2021년에 책으로 나온 이야기가 있다. 손예진과 감우성의 드라마 〈연애시대〉.
저자 노자와 히사시는 《연애시대》를 쓴 일본 최고의 드라마 작가라고 한다. 드라마 종영과 책 출판 시기에 의문이 들었는데 이미 출간되었던 책이 독자들의 기다림 끝에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미 베스트셀러.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손예진은 하루, 감우성은 리이치로였을 테니 시간이 되면 드라마도 찾아봐야겠다.

이혼하고 시작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소설이나 영화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 각각 다른 감성인데, 일본 작가의 글이라는 게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 <러브 레터>도 그랬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그랬다.

연애 시대도 그렇다.
이혼 후 다시 만나는 남녀의 이야기지만, 뻔하지도 않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무언가 서로 하찮은 핑계를 대며 곁을 맴돌고, 서로에게 애인을 주선해 준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도 꽤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인간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가의 필력 때문이 아닐까.

짧은 결혼생활과 소중한 아기의 사산,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 자존심과 얽히고설킨 감정들로 인해 이혼이라는 결말을 맞이하지만, 이들에게는 이혼이라는 사건이 완전한 종결을 아니었나 보다. 둘만 보면 안타깝고 하늘이 정해준 인연인가 싶다가도, 악의는 아니었겠으나 현재 애인은 무슨 날벼락인가 싶은 걸 보면 나는 주인공들에게 감정을 완벽히 이입하지 못했나 보다. 그럼에도 인물들을 응원하게 되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맨 마지막에 <딸아>라는 제목의 편지도 따뜻하지만, 하루 아버지가 하루에게 해 주신 말도 참 따스하다. “평안한 행복을 네 손으로 붙들기 바란다”는 말에 아주 많은 사랑이 담겨 있다.

헤어진 인연과의 새로운 사랑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좋은 결말이 아니었다고 해서 그것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꼭 사랑이 아니어도 인생은 죽는 순간까지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슬픔과 상실감을 극복하며 또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익숙해질 때까지 견디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랜만에 애틋하고 짠한 마음부터 답답하다가도 응원하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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