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파워 - 경제·정치·교육·의료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소리 비즈니스 전략
미테일러 치호 지음, 이정미 옮김 / 더숲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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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보이지 않는 손을 넘어 심리학과 마케팅의 원리에 둘러싸여 서서히 조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가볍게 생각했던 마트 내 음악조차도 심리학에 기반한 선곡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예전에 음악과 소비자 심리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마트나 대형 백화점에서는 음악 선정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고. 그 음악의 빠르기와 소비 심리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나는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이 가벼운 구매 욕구를 더 높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그 반대였다. 오히려 느린 배경음악을 튼 날, 소비자들은 더욱 여유롭게 매장을 누비며 평소보다 많은 지출을 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소리는 나도 모르게 들뜨고 신나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그만큼 걷는 속도나 마음도 들떠 시야는 오히려 좁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우울한 날보다는 왠지 나도 모르게 컨디션이 다운되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찾게 되는 음악들이 있다. 나를 신나고 들뜨게 만들기보다 가볍게 이 시간이 흘러가는 데 도움을 주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자주 드나드는 곳에까지 나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를 조절하는 장치가 구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썩 유쾌하진 않지만, 이를 일상에 적절히 활용한다면 스스로를 컨트롤하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화이트 노이즈(백색 소음)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핑크 노이즈는 다소 생소하다. 주변의 불필요한 소리를 덮는 용도의 사운드가 아니라 주변 소리를 잘 마스킹하고 집중력이나 창의력을 높여주는 데는 잘 알려진 음악가의 노래처럼 핑크 노이즈가 적절하며 이는 어른의 집중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글을 쓸 때나 작업할 때 혹은 길을 걸을 때마다 각각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핑크 노이즈일 것. 사운드에도 색채감이 느껴진다.

소리 탐구에는 종착점이 없다는 글쓴이의 마지막 말이 인상 깊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수많은 질문 가운데 돋보이는,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설명하는 우회적인 대답 같기도 하고.


나의 인생은 어떤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게 될까.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만 그 여정 중에는 책도 있고 글도 있고, 무언가에 대한 열정도 언젠가 살아나지 않을까.
사운드 파워에 대한 흥미로 시작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과 그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책. 유익한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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