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 기술 - 단번에 이해시키는
이토 다스쿠 지음, 윤경희 옮김 / 토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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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발표를 도맡아 했던 나는 많은 사람 앞에서 조별 과제를 발표하는 것이 즐거웠다. 대학교 2학년 때, 지능이 후천적인지 선천적인지에 대해 조끼리 논하고, 의견을 모아 그 결과를 발표하는 수업이 있었다. 그 때도 역시 발표는 내가 맡았고, 5~6조 쯤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앞서 발표하는 조들의 내용이 우리가 준비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조별 발표가 이어질 수록 집중도는 떨어지며 지루한 프리젠테이션이 이어졌었다. 우리 조 순서가 되고, 연단에 올라서서 나는 앞서 발표한 조들의 내용을 아주 짧게 요약한 후, 우리 조의 내용이 너무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저는 준비해 온 내용을 발표하는 것을 그만두고,

좀 다른 내용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조별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나눴던 수많은 예시와 실제 자신의 사례를 들어 논의했던 것들을 조금 재미있게 풀어서 발표했던 걸로 기억난다. 조원들의 이름을 밝히면서 사례를 설명하니 다들 관심을 갖고 경청해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후천적인지 선천적인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사실 우리 조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결국은 두가지 모두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마무리했었다.

발표하는 내내 강의실에서 웃음소리가 이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교수님의 표정. TV에 종종 나오시는데 지금봐도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암튼 정말 무섭고 깐깐한 교수님으로 정평이 나있었는데 그 교수님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당연히 A를 받았다.

슬프게도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다.

이렇게 발표에 자신있었던 난데.....최근에 나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 두서없이 말하고, 말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내가 퇴보하는 느낌...

이 책 <단 번에 이해시키는 설명의 기술>을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게 된 배경이다.


책을 받아 촤르륵 넘겨보자 마자 저자가 일본인임을 알 수 있었다. 일본 특유의 자기계발서들이 갖고 있는 특징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 책의 크기가 작은 것. 패턴을 정리해 놓고, 예시를 들어 주는 흐름이 전형적인 일본 자기계발서들이다.

일본식 주입교육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 이런 책들이 때론 무척 편하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리고 지금 현재의 나에게는 이런 식의 안내서가 적절하긴 하다.


 


총 40개의 설명 패턴을 정리했는데 대표적인 것들 몇 가지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유는 3가지 입니다.

-우선 이 숫자를 봐 주십시오

-~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지난 번을 되짚어 보면

-우선 현재 상황을 정리해 보면

-오늘은 ~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문가도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으로 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사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표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이런 표현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면 효과적인지를 명확히 알고 사용하면 그 효과를 확실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패턴은 38번째의 100% 동의 "바로 그 말씀대로입니다."였다.

상대방의 의견을 정정하고 싶어도 일단은 '100% 동의'를 하고 나서 '추가로 보충하자면'하고 덧붙이라는 것이 었다. 이것은 기존의 내가 알던 방식과는 조금 달랐는데 그 동안은 '맞습니다' 또는 '무슨 말씀이신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라고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뉘앙스만 전달하는 것이었다. 내가 그 동안 취했던 부분 동의에서 더 나아가 전적인 동의를 하고는 나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 그러면 훨씬 상대가 받아들이기 쉽다는 것은 일리있는 설명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쉽게 말하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호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다.

이 책<단 번에 이해시키는 설명의 기술>은 직장 생활에서의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되었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좀 더 조리있게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그 중에서도 사회 초년생에게 가장 추천해 주고 싶다.


[책]단 번에 이해시키는 설명의 기술 by 이토 다스쿠_토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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