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파렴치한 램프
나카하라 카즈야 지음, 타테이시 료 그림, 조이 옮김 / 리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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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사기꾼 점술사에게 램프를 강매당한 일을 계기로 시작된 타스쿠와 램프의 정령들과의 동거생활은 기묘하고도 시끌벅쩍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새로운 램프가 나타나고 이슈타르라는 새로운 램프의 요정이 등장하게 됩니다.

키퍼프와 친밀해보이는 데다 대담한 행동을 하는 이슈타르에 패배감과 질투를 느끼는 타스쿠.

그런 타스쿠에게 이슈타르는 대뜸 자신도 여기서 살겠노라 말합니다.

안된다고 말하는 타스쿠였지만 키퍼프의 여러 이야기를 미끼로 내건 이슈타르에 결국 넘어가고 맙니다.


그렇게 더욱더 시끌벅쩍해진 동거생활인데 알고보니 이슈타르는 딱히 키퍼프를 진심으로 유혹하려는 생각도 없고 툭툭 꺼내는 과거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다른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걸 알게됩니다.

약간의 안심도 잠시, 타스쿠는 이슈타르가 하는 여러 이야기들로 인해 램프의 요정과 인간의 수명은 다르고 램프의 요정에겐 수많은 주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키퍼프도 나윔 이전에 주인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타스쿠 자신이 죽게 되면 키퍼프가 새로운 주인과 계약을 맺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질투와 고민에 빠져들게 되는데...



초반의 분위기에 코믹한 노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깊이감 있는 진중함도 느낄 수 있던 글이었습니다.

초반의 가볍고 소소한 분위기와 달리 점점 무거워지고 커져가는 스케일에 조금 당황했는데 램프의 요정이다 보니 유구한 역사속에서 여러 사건 사고의 축이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되니까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전쟁, 인간의 탐욕, 테러 같은 무거운 사건사고가 나오지만 램프의 요정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보충해주는 정도라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일단 키퍼프의 음담패설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도 언제 그랬냐는듯 환기가 되어버립니다.ㅋㅋ


후반에서 황당할 정도의 전개가 펼쳐졌지만 그럼에도 결국 감동이고 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웃긴 장면이 나오고...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ㅋㅋㅋㅋ

대체 뭘 본거지? 싶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마성의 글...


폭소 가득한 내용 속에서도 타스쿠와 키퍼프, 이슈타르의 사랑 이야기가 무척 잘 녹아있었고 좋았습니다.




잊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다양한 음담패설이 나와서 혼났습니다.

약간의 아재미라고 할까 코믹스러운 음담패설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기발하게 뽑아내시는지 상황에 맞는 단어를 이용하는 것과 무엇보다 그렇게 남발해대는 데도 깨지 않으면서 그 어떤 분위기도 가볍게 휘발시키는 저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누에콩이 나오는 장면에서 가슴에 있는 콩 두 개라고 언급한다던가 보통 우유로 표현되는 걸 코코넛 주스로 표현한다던가 정말 이국적이고 웃깁니다. ㅋㅋㅋ



그리고 램프의 요정들 이름이 굉장히 독특한데

치미치미다오메메쿠리쿠린노살라마닷코츗츄

오야진나폿폴레노페로몬다푼푼킨니쿠모뭇키무키다키퍼프

라니 웃음이 터졌습니다.

저 괴랄한 이름속에서 딱 불리는 부분만 멀쩡해서 더 웃겼습니다.

키퍼프의 이름에서 근육이라는 단어가 보이는 듯도 한데 저 이름속에 숨은 뜻이 있는지 궁금합니다.ㅋㅋ


이 작가분 언어유희가 정말 엄청나서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습니다.




타스쿠는 축복받은 외모를 가졌음에도 어둡고 우중충한 오라에 멍한 느낌으로 인기가 없습니다. 그런 그는 사실 약 천 년 전 나윔으로 불렸던 전생에서 키퍼프의 주인이었고 그렇게 현재의 연인관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타스쿠가 키퍼프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이슈타르에 마음 졸이거나, 미래의 있을지도 모를 키퍼프의 새 주인 때문에 어두운 감정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보다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일본소설에서 많이 보이는 타입의 약간 평면적인 캐릭터, 휩쓸리는 타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강렬한 질투와 불안으로 인한 어두운 생각을 하거나 그런 어두운 생각을 누르려고 노력해보지만 결국 괴로워하고 다시 불안해 하는 등 그럼에도 키퍼프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이기적인 면을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로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꽤나 매력적인 인물로 보면 볼 수록 맘에 들었습니다.



램프의 요정인 키퍼프는 야성적이고 와일드한, 섹시한 아재미가 가득한 인물입니다.

요정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램프에서 나올 때마다 분기탱천해있고(타스쿠 때문이라지만) 입에서 뱉어내는 언어유희 때문에 한없이 가벼운 이미지지만 타스쿠를 사랑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공이라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가벼울 수 있는지 신기했고 그런데도 묘하게 무게감이 있어서 더 신기했습니다.

꽤나 감춰진게 많아서 더 그런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램프의 요정 유생인 살라마는 어린 꼬마로 나오지만 꽤나 어른스러운 인물입니다.

발랄하고 요리도 잘하고 위급할 때 도움도 주는 다재다능 감초 캐릭터입니다.

타스쿠, 키퍼프, 이슈타르 셋의 강한 캐릭터 성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느낌으로 빠지면 안될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일러스트는 너무 반질반질한데다 제가 생각한 캐릭터의 외모와 달라 조금 취향과 안맞았지만 각 장면이 잘 그려진 일러스트였습니다.


그리고 음마 시리즈와는 다른 의미로 표지와 일러스트의 갭이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3D에서 2D...? 뭔가 장르가 달라진 느낌이라 신선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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