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끝에서 시작하라 - 어떻게 고객의 선택을 이끌 것인가
맷 월러트 지음, 김원호 옮김 / 김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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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최초의 행동심리과학자가 설계한 기획과 마케팅의 모든 것

끌리는 마음과 밀어내는 마음, 욕망의 심리를 디자인하라

 

왜 사람들은 관심이 있는 상품을 결국 사지 않고 생각지도 않았던 상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저자를 제시해준다. 더 체계적이고 더 과학적인 기획과 마케팅이 등장하는 요즘 마케터라면 꼭 읽어야할 책이다.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서 주관적 판단과 직감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심리적 요인을 분석하라” 이 책에서 저자는 모든 기업의 최종목표로 ‘소비자의 행동변화’를 제시하면서 모든 상품 개발과 서비스 설계가 역순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업무실행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심리학 이론과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안된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IDP, INTERVENTION DESIGN PROCESS)’를 통해 과학적인 기획과 마케팅 설계 노하우를 전한다.

 

마케팅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중이어서 그런지 더 흥미롭게 읽힌 책이었다. 사실 서문을 펼칠 때부터 저자의 입담(?)에 홀린 듯 책을 봤다. (서문을 읽으면서 저자의 무언가 강직한? 성품과 직설적인 말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있다. 그리고 박사 학위가 필요없다고 두번이나 강조하는 부분에서도 너무 웃겼던 듯.. 소년이 잘못을 저지르면 소년원을 가고 대학생이 잘못을 하면 가게 된다는 대학원...) 예전에 SK 마케터와 구글코리아 마케터 분이 강연하는 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소비자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온 기획들이 적다고 그랬다. 정말 좋은 마케팅 혹은 광고라면 소비자의 입장을 진심으로 고민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그래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 어떻게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낼 것인지, 어떻게 나를 선택하게 만들 것인지 모두 상대의 행동 방향과 그 행동의 이유를 고민해야한다.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는 비단 기획, 마케팅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게는 내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1부에서는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를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2부에서는 여러 실전 응용법을 제시해준다. 이 책을 읽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목표를 이루어내기 위한 개입을 설계하고 그 개입을 진행하는 데 체계적인 방법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효과적으로 행동변화를 이끌어내 목표를 달성하는 기획자"가 될 수 있다.

"어떤 가능성을 생각해내는 것은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일이고,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앞으로 맞이할 더 나은 세상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능력이 있기에 우리는 현재를 견뎌낼 수 있다. 아직은 현실이 되지 않은 우주라 하더라도 우리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런 우주가 매우 가까이 와 있음을 의미하고, 그러한 우주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힘은 바로 가능성에 대한 상상에서 나온다." (<끝에서 시작하라> p57)

책을 읽다가 와닿았던 구절. 그리고 이에 대한 예시로 주어지는 치토스 플레이밍 핫. 아무래도 저자는 치토스 플레이밍 핫을 매우 좋아하는 듯하다. (굉장히 여러번 나옴)

흥미로웠던 것은 가능성을 상상할 때는 보통 그것을 현실화할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데 저자는 현실화할 방법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행동에 포커스를 두라고 말한다. 해결 방법을 찾기보다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행동 목표를 정해야 한다. 개입의 성공 여부는 이 행동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우주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을 때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의 가장 기본 토대가 완성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욕구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우버가 사람들의 이동하고자 하는 욕구를 정립한 것처럼 말이다. 또한 우리의 통제 범위 바깥에 있는 외부 조건도 잘 파악해야한다.

"하나의 압력에 다수의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고, 하나의 개입으로 다수의 압력을 통제할 수도 있다. 압력을 파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상황에 작용하는 압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효과적인 개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서 압력이 레버라면 개입은 그 레버를 잡아당기는 행동이다. 이때 우리는 다수의 레버를 올바른 순서에 따라 적절한 힘으로 당겨야 한다." (<끝에서 시작하라> p110)

그럼에도 저자는 어떤 상황에 작용하는 압력 가운데 단 하나의 절대압력반지가 있다면 그것은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확실히 이 부분은 문화트렌드 수업 때도 느꼈지만 갈수록 더 중요한 부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소비를 통해 나를 드러내고 내 취향을 확립하고 전시하려는 욕구. 나를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은 이 시대의 큰 물결이 되었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부분과 맞물린다. 저자는 행동변화에 있어서 정체성은 가장 강력한 압력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다면적인 정체성을 이용하는 것이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프로세스의 각 단계와 그 적용 사례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함께 풀어준다. 아주 새롭고 참신한 이론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실용적으로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기업의 경험 스토리를 다루며 행동변화 디자인을 도입할 수 있게끔 인도해준다.

언젠간 나도 아주 작은 변화지만 또다른 커다란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압력을 디자인할 수 있는 마케터, 기획자가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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