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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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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님의 신간 <국가의 사기>를 읽었다.

강렬한 빨강 표지에 도발적인 띠지 뒷면에는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가?라며

역시나 독자의 궁금증을 강력하게 유발한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박식한 경제학 교수님의 재밌고 충격적이고 

그러나 많은 부분은 이해 잘 안 되기도 하는 수업 들은 느낌!

전체적으로는 아주 자세한 문제 제기와 당시 상황 설명에 비해

그렇다면 국가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해결방안이 미흡한 부분이 아쉽다.





저자가 파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서 그런지 유럽 얘기가 자주 나온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문화가 이루어지고 제도가 정착된 유럽이야기 중에서도 은행 대출의 기준이 참 인상깊었다.

영화 <원스>에서 무명가수의 음악성과 가능성만 보고 은행 대출 창구에서 

바로 앨범 발매 비용을 대출해 주는 장면이 나왔고, 이건 실제로도 그렇단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가능성이고 뭐고 철저하게 신용등급으로만 대출을 적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가 연체했거나, 다급하게 대부업 거래를 했다면

사회 출발부터 '폭망'일 수 밖에 없는 신용등급을 가지게 된다.





목차를 보면 1,2,3장이 문제 제기고, 4장이 저자가 제시한 해결방안이다.

'국가는 주식 하는 국민을 원한다'는 부분은 내게 충격적 이었다.

모든 정부는 자신의 집권기에 코스피가 올라가기를 바란다. GDP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니까!

정부가 연기금같은 자금을 동원해서라도 주식 가격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사실은 오메 나만 몰랐나?

그런데 정부가 주의하라고 말하진 않으니 그건 개인들이 알아서 주의할 수 밖에 없다.





씨족 혹은 파벌을 의미하는 '클랜' 얘기도 많았다.

정권도 하나의 클랜이고, 사람들은 이념에 대해선 반응하지만, 막상 내부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낮은 출산율과 미친 교육비 이야기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 4만, 5만 달러까지 가려면 출산율이 뒷받침 되어 주어야 한다.

근데 교육비가 저런데 애를 대체 어떻게 낳는가?

그리고 저런 교육비를 때려박고 자란 여성들이 결혼, 출산을 하면서도 쭉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애를 낳지 않겠는가?






저자는 스위스에 일하러 갔을 때, 사람들이 점심먹으러 집에 가는 것을 처음 봤다고 한다.

난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그러니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점심식사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려면 지금 우리나라 통근시간이 58분인데, 이게 OECD평균인 28분 정도에 가까워져야 하고,

삼식이 남편이 반가울 수 있게 남녀 가사 분담률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이거슨 유토피아 아닌가?

세종대왕은 역대 통치자들 중에서 "지금 생활인이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 유일한 통치자라고 한다.

집에 와서 점심먹고 가는 것도, 일반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도

내겐 국민소득 4만불이니 5만불이니 보다 훨씬 와 닿고 즐거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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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역실록 -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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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에서 새로 출시된 <조선 반역 실록>을 읽었다.

역사책은 대학입시 준비할 때 국사 공부한 거 이후로 처음 펼쳤다. 그 전에도 없었음을 생각하면 디스 이즈 미라클!

그래도 덜 겁내라고 작가가 12개 반역 사건으로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각각 서술했다.

그래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얘기부터 이인좌까지 조선의 반역사들이 두루 등장한다.


대입 준비를 하며 난 서울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 창씨개명을 하라는 것만큼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에

수능을 보는 몇 년동안 국사를 꾸역꾸역 했는데 결국 대학갈 땐 사회탐구 2과목만 선택하는 대학에 붙어버렸고 물론 국사는 망해서 못썼다.

안 그래도 싫고 어려운 국사가 내겐 아직도 트라우마이기도 한데,

노론 강경파 어쩌구 나오니 가슴에 상처를 후벼파는 느낌이면서 여전히 헷갈리고 모르겠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그 많은 조선의 사내들 중에서도 눈이 번쩍 떠지고 관심이 가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시대를 잘못 만난 재사 정여립'이라는 챕터의 정여립이 그 주인공.

동인, 서인 할 때 맨날 헷갈리던 그 뿌연 이름 중의 하나였는데 비화를 들으니 증권가 찌라시가 따로 없었다.


뛰어난 언변과 학식, 통솔력을 가졌지만 스승인 이이를 너무나 대차게 까고,

갖고 싶은 건 반드시 가져야 하며, 7살 무렵 동물을 학대했다고 아버지한테 일러바친 아이를 죽일 정도로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폭력성을 가진 인물.

예쁘다고 소문난 여자는 굴 파고 도망가는데도 가서 잡아올 정도로 또라이 같은 집념을 가졌다.

근데 한 편으론 너무나 자유로우며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에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하는 대동계라는 자생 조직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관군이 제대로 물리치지 못했던 왜구를 막아내기도 했단다.

죽을 땐 역모를 꾸미고 도망가다가 아들을 비롯해 자기 편들 죽인 다음에 자살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밭일만 하거나, 김홍도 그림 보고 좋아하고 이렇게 아주 순수하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도 막장 오브 막장인 이런 인간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만일 정여립의 반역이 성공했더라면 현재 우리 삶이 더 나아졌을까, 퇴보했을까 궁금증도 들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트럼프같이 마이웨이 고수하는 지도자가 됐을까? 아니면 저 성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전자팔찌를 찼을수도 있겠지.


얼굴로 날리는 개그맨이 아닌 컬투나, 호통개그를 하는 박명수는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사람들을 웃기고 유명해질 수 있었다는 말을 줄곧 한다.

근데 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저들이 조선시대에 태어 났더라도 지금의 카리스마나 무대장악력, 끈기로

서민들을 위로해주는 광대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저 때가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사회체제가 느슨하니 더 독보적인 광대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오늘 나에게 이렇게 생각의 나래를 활짝 펼치게 한 정여립도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을지언정 

현시대에 살았더라도 예전처럼 놀라움과 경악과 동시에 짠함을 주는 인생을 살았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박시영은?

현재에 감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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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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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나온 저자의 <백년을 살아보니>를 곳곳에서 봤고, 서점에서 몇 번 들춰 봤던 터라

같은 분의 젊은 시절 쓴 에세이라는 말에 일단 신기했다.

심지어 60여년전인 1961년에 비소설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베스트 셀러였다고.

기대반 설렘반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보다가 뜨끔하기도 하고 '이건 너무 옛날 얘기야'하는 부분도 꽤 많았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행복의 조건'이라는 챕터.

행복이란 무엇인가, 왜 고생해야 하는가, 성공의 비결,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가 이 챕터의 소제목이다.

자기계발서의 소제목과 흡사해 보이지만 내용은 꽤 철학적이고 추상적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인격의 완성이 필요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높여가며,

삶에 대한 공감과 동참성, 마지막으로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삶이라고 말한다.

평소 짜증을 잘 내고 다혈질인 나는 인격의 완성을 위해 느긋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 생각했고,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면 될 것 같고,

근데 삶에 대한 공감과 동참은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기엔 일단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다.

요즘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좀 더 구체적 이면서 알기 쉬운 예가 없는 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전 저자가 나에게 속삭이는 듯 팍팍 꽂히는 내용도 있었다.

'행복은 밖으로부터 주어지는 어떤 조건과 대상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는가에 보다 큰 원인이 있을 것 같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TVN <효리네 민박>에서 슈퍼 스타였다가 이제 제주에서 사는 이효리가 민박 하러 온 손님에게

'제주에서 지옥같이 사는 사람 많다. 

어디에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만족하며 사는 게 중요하다.'

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사람들이 이효리에게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제주에서 유유자적 사는 게 편안하다고 말하겠지만,

사실 그녀도 행복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았겠는가.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일이 있다 없다 자존감이 꿀렁거리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이 말을 다시 새겼다.

'행복은 언제나 노력하는 도중에,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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