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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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작품을 읽고 자신이 정상가족에서 자라났고, 정상가족을 이루고 있다 단언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자녀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훈육을 했을 뿐, 학대는 차치하고 체벌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았을 부모가 대다수일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맞을 만한 짓'이란 말로 이루어지는 체벌은 모든 학대의 시작이 된다. 과연 상대가 성인이라 해도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일까. 부모-자녀간 힘의 차이, 권력의 불평등에서 아이는 부조리한 사회를 배운다. 그 자신 권력의 구조를 내재화한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근대화를 이루며 사회안전망의 역할은 간과되었다. 그 결과 사회안전망은 불신하고 사적안전망에 기대다보니, 아이의 처결권?이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하여 훈육을 넘어선 폭력, 학대라는 부작용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또한 출산/양육의 문제 역시 개인에게 떠넘겨 그 부담이 오롯이 개인. 특히 어머니에게 집중되는 상황은 정상가족이든 비정상가족이든 출산 자체를 기피하게 만든다. 설사 출산이 이뤄진다 해도 가정에 과부화된 책무는 다시 아이에 대한 방치나 학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같은 문제이다. 사회가, 국가가 그 책임을 방치하지 않고 공적 해법을 도입하고 제도를 마련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많은 인내, 변화의 시간이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지난 책이 불과 4년 전이다. 4년간 사회는 큰 변화를 이루었다. 정책과 규범을 제대로 세운다면 시민들의 의식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 믿는다.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 P10

가족 내에서 부모의 양육방식은 치외법권적 ‘천륜‘의 영역이 아니며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의 제재 대상이어야 한다. 비대한 국가를 선호해서가 아니다. 공공의 개입이 닫힌 방문 안에까지 이루어질 때에만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고 자유로워지는 양자들이 가족 안에 있기 때문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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