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서너살이던 무렵 아이는 커서 빨간색 로보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폴리에 한참 빠져 조그만 녀석들을 죄다 모을 때도 빌더씨가 제일 마음에 든다던 아잉는 공사장에 한 번 가보는 게 소원이라고 해 웃음이 터지게 하던 아이였다. 경계없이 자유롭던 아이는 또래와 사회를 경험하며 어느날 “엄마 여자는 예쁜 거고 남자는 멋있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해 나를 깜짝 놀라게 했고, 이제는 일주일에 두번은 원피스를 입고 가겠다 울고 그림 그리기와 종이 오리기에 매일 푹 빠져산다. ‘자연스레 성 고정관념을 습득해버린 것이가’ 학교에 가고 나서 고민이 더해질 무렵 <우리는 최고야>를 함께 읽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에게 넌지시 우리가 편견이라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물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그리기와 오리기 고양이책읽기를 좋아하는 한편 달리기를 좋아하고 공놀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우리처럼 “다움”의 편견 없이 마음껏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어린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뭐든 해도 괜찮다고 뭐든 할 수 있다고 아이가 나열하는 것들에 고개를 주억거려주었다. 그게 뭐든 아이가 한껏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면 괜찮으니까. 탭댄스에 푹 빠진 사랑스런 아이 우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