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라 불릴 만한 사람이 있을까?
사랑의 주인공이라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듯한 5명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숙주가 인간에게 들어와 사랑을 시작하게 만드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형배의 아버지는 다른 여성을 사랑하여 집을 떠났다.
그 영향인지 사랑을 하길 두려워 하며 자신은 사랑의 바다에 첨벙 뛰어들지 못하고 바다 밖에서만 관찰하는 그러한 사람이다.
대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선희의 고백을 자신은 사랑할 자격이 없는 남자라며 거절하게 된다. 후에 우연히 만난 선희의 사소한 부분에 반하여 사랑을 고백하는, 어찌보면 사랑에 대해 자신이 컨트럴 할 수 있다는 오만함으로 비춰 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은 형배도 모르게 예전부터 선희를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격없다는 변명으로 도망치다 후에 만난 선희의 모습에 사랑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연의 아픔을 겪었던 선희, 그 상처를 아주 우연하게도 영석에게 위로 받게 된다.
선희는 영석의 약한 모습에 끌려 사랑하게 된다. 상처입은 영석이 선희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관계로 변하고 그런 영석을 선희는 받아준다.
자신에게 의지하는 남성을 보살펴 줌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사랑이다.
상처받은 영석에게 경멸의 표정을 보여 영석을 더욱 애처롭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로 보아 선희는 자신의 희생을 통해 상대방을 조종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른다.
불안정하고 약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 형배가 이러한 선희의 특징을 알았었다면 약한 모습을 통해 서로를 더욱 사랑하고 아껴주지 않았을까?
참나무를 칭칭 감고 덮은 덩쿨같은 사랑을 하는 영석, 그의 사랑은 어찌보면 생존에 가깝다.
사랑 받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듯 선희에게 사랑을 요구하고 엄마같은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이성으로는 같이 하기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선희는 영석을 받아준다.
결혼의 제도와 사랑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준호, 여러 사람마다 각각의 매력이 존재한다며 그것들을 사랑 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 카사노바 준호에게 정 반대의 성격인 민영을 만난다.
사랑의 감정은 불안하여 결혼이라는 제도를 받아들인 뒤에야 키스를 할 수 있다는 민영에게 빠져서 결혼까지 감행하려 한다.
허나 그의 사랑관은 변함이 없으므로 시간이 지나 원래의 감정으로 돌아온 것 같다.
카페에 있는 어떤 여성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빠져 사랑을 느끼고, 심지어는 형배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영석의 넥타이를 야무지게 매어주는 선희의 손짓에도 사랑을 느껴 선희에게 말을 걸어 본다.
주말에는 항상 교회에 가는 민영, 결혼 후에야 사랑이 시작된다고 믿는 것으로 보아 사랑의 변화성을 인식하고 결혼이라는 제도로 사랑의 불완정성을 해소하려는 것 같다.
준호의 최대 라이벌은 바로 하나님.
그리고... 아마 형배의 아버지는 결혼 후에야 어떤 사랑의 끌림을 느꼈고 처음 느낀 사랑의 감정에 눈을 떠서 가족까지 버리고 집을 나선 것 같다. 어쩌면 첫 사랑일지도 모른다.
형배의 어머니의 첫사랑의 형배의 아버지였다. 배신감으로 힘들었을 터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죽어가고 있는 형배의 아버지를 생각하고 돌봐주게 된다.
형배는 이러한 상황들과 자신이 선희와 영석에게 했던 부끄러운 사실들을 깨닫고 선희에게 더이상 연락을 하지 못한다.
아마 후에는 형배 역시 사랑의 숙주가 들어와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남, 녀만의 문제일까?
사랑의 숙주가 갑자기 사람안에 들어와 의도치 않은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은 아마 사람이 아닌 사람을 조종하는 사랑의 숙주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