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나 지금이나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할 때, 중국을 이해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고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중국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금 중국의 문화, 경제, 정치의 기원을 찾다보면 결국 '춘추전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수많은 나라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생존과 멸망의 갈림길에 섰던 시대였지만, 그 과정에서 통합과 분열을 거쳐 완성된 형태의 국가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이야기는 중국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지만, 그렇다고 역사 과정만 나열한 보통의 역사서와는 다르게
당시의 지형이나 사회적 배경도 같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이어서 중국의 역사를 그 어떤 책보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은 아버지와 동생에게 위협 받고, 첩까지 무시했던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진 문공(희중이)이 어떻게 패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드라마틱하게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춘추의 두 번째 패자가 되기까지 난타전을 피할 수 없었고, 비굴한 순간도 감수해야 했다.
그의 인생을 보면 중국식 정치가의 인생이 한눈에 보인다. 관중이나 환공처럼 자질이 뛰어난 군주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고칠 줄 아는
성인이었다.
영웅의 조건은 다른 게 아니라 '반성'하는 데 있다는 것을 바로미터로 보여주는 진 문공의 이야기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의 조건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영웅의 시대를 이끈 진 문공, 중국의 정치가 원형이 궁금한, 현대의 지도자들의 자질을 고민하거나 분석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