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덫 - 유능한 사람이 왜 무능한 사람이 되는가
장 프랑수아 만초니 & 장 루이 바르수 지음, 이아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확신'이란 긍정적인 의미로 쓰여온 게 사실이다. 어떤 결정 앞에서 신속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추진력 있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가야 할 때, 상사나 거래처에 나의 의견을 어필할 때... 수많은 상황에서 확신은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는 이러한 확신이 때론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상사들은 성과 또는 성격 등 어떤 기준으로 부하직원을 평가하게 마련인데, 이때 만일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게 된다면, 그 확신은 쉽게 바꾸기 힘들고 결국 전체 분위기를 경직시킨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확신으로 생긴 문제들을 '불패 신드롬set-up-to-fail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리더 혹은 관리자가 부하직원을 다룰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이와 관련된 수많은 자기 계발, 조직 처세서가 있지만,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은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서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이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리더 3,000명의 사례를 하나씩 분석해 비교적 객관적인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관리자들은 항상 성과에 대한 압박감을 받고, 그에 따라 부하직원이 받는 압박감 또한 가중된다. 점차 다국적인 환경에서 비지니스가 운영되며, 기술 발달과 급변하는 트렌드, 인지 상황의 증가... 기존의 업무가 단순한 상하관계에 놓여 있었다면, 지금의 업무 상황은 동시다발적이다. 그러므로 조직 문화도 점차 변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어떠한가.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는 이러한 환경에 맞춰 변하지 못했다.

 

"성과가 낮은 직원들에게는 자신감 부족, 기술 부족, 이해력 부족 또는 노력 부족과 같이 여러 가지 근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부하직원의 성과가 향상되어도 상사의 생각이 이미 결론지어졌기 때문에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사라면 부하직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을 때마다 자신이 붙인 꼬리표를 수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위의 문장으로 압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꼬리표라는 성급한 결론으로 상하 관계를 망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사의 능력은 역시 불안과 방어기제를 없애는 이해와 관심, 소통에서 온다.

 

확신을 뒤로 미뤄놓고 정면으로, 객관적으로 사람을 보자. 그러다보면 부하직원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으며, 사람이 사람을 관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부하직원의 입장에서도 상사의 자질이나 조건, 대처 방법 등을 아주 유용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를 올리고 싶거나 건강한 조직 문화를 꿈꾸는 상사나 조직원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처방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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