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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ㅣ 십대톡톡 3
권희린 지음, 안희경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11월
평점 :
요즘 어린이들의 언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말하는 것만 들으면 이것이 초등학생인지, 성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욕설과 비속어들이 난무하는 요즘 학생들의 말습관. 학생들과 함께 하루 동안 욕설과 비속어,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는 날을 정해 실천해본 적이 있다. 참여한 학생들 모두 그 날 하루동안 거의 묵언수행에 가까울 정도로 말수가 줄었다. 어쩌다 신나게 말을 이어가도 무의식적으로 욕설을 사용하곤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왜 이렇게 무분별하게 말을 하곤 할까?
또래와 말습관을 맞추기 위해서, 남들보다 잘나보이기 위해서, 그냥 나오는 데로 말하니까 등 학생들이 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렇게 말을 하면서 정확히 단어의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책에서는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뱉는 말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려주고 왜 이 단얼르 사용하면 안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책의 본문 중 이런 구절이 있다. ‘욕을 들으면 부정성 효과로 머리에 각인이 된다. 그러다 보면 긍정성 단어들을 우리 메모리 순번에서 밀려 사라지게 돼고, 뇌에서 가지치기가 일어난다.’
긍정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요소들이 더 쉽게 기억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단어를 사용할 때 부정적 요소들만 기억하게 된다면 사람들, 특히 학생들의 언어체계는 점점 짧아지게 될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인용한 구절도 인상 깊다.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다.’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치는 바가 없이 나쁜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그저 귀를 스쳐지나가는 말이 될 뿐이다. 책을 통해 스스로의 언어습관을 정돈할 수 있는 아이들이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