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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스노볼 드라이브』 등의 저자 조예은의 신작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는 복수를 꿈꾸며 돈에 집착하는 소녀와 존재 이유를 찾으려는 소년의 호러 청춘 로맨스물이다.
3년 전 야무시의 고급 아파트에 독극물을 섞어 만든 떡을 먹고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당시 가정부로 일하던 화영의 엄마도 이 사건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화영은 평소 떡을 먹지 않는 엄마의 사망 원인에 의문을 품고 진범을 찾아 복수하려고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머물 곳 없는 아이들에게 집을 빌려주고 아이들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영진에게 이용당해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 화영의 목숨을 구해준 것은 다름 아닌 쓰레기장에 버려졌던 해피 스마일 테디베어였다. 야무시에서 존경받는 인물인 한정혁의 조카인 도하의 영혼이 테디베어에 들어갔던 것이다. 정혁의 아들 도현과 도하의 부모님도 3년 전 이 독극물 사건에 목숨을 잃었다.
불순하고 더러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는 기준은 누가 정하나? 바로 당신? 그러는 당신들은 얼마나 깨끗해서? (p.44)
이곳에는 죽은 자들의 악의가 가득해 어떤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는 게 아니라 진해지지. 이 이야기는 그래서 중요해. 모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해. 그 구덩이에서, 해소되지 못한 삿된 감정으로부터. (p.255)
3년 전 화영과 도하는 같은 학교에 다니며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화영은 복수를 위해 도하는 다시 자기 몸을 찾기 위해 서로 돕는다. 복수를 위해 가는 길은 험난하고 그냥 험난한 정도가 아니라 목숨이 위태롭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돈 앞에 드러나는 사람들의 탐욕과 민낯 그리고 고급 아파트의 건설 과정에 숨겨진 비밀 속의 원한 가득한 혼령 등 화영과 도하의 앞날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고급 아파트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화영과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는 불완전한 우리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살벌한 현실 속 화영와 도하도 상처만 남진 않았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분명 그들은 성숙해지고 세상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