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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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그리스 신화는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다시 만나도 그 신화만이 가진 매력에 또다시 빠져들게 된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신화 속 신들이 현재 뉴욕을 배경으로 지속해서 펼쳐지고 게다가 인간에 의해 죽을 수 있다는 이 놀라운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홉 신이 나를 배반했으니, 이제 그들에 대한 잔인한 복수를 명한다.

일곱에 한 번씩 일곱 날 동안

그들도 너희 인간들처럼 필사의 몸으로 땅을 걷게 될지니 너희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예 중 누구든

너희에게 지워진 운명의 길을 깨뜨리고

너희의 생명줄을 불멸의 황금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제우스가 남긴 시의 일부

 

제우스는 그리스신화의 영웅 카드모스, 오디세우스, 테세우스, 아킬레우스, 페르세우스, 멜레아그로스, 벨레로폰테스, 이아손, 헤라클레스 가문의 후손들에게 아홉 신을 벌하기 위한 목적으로 7년에 한 번 7일 동안 아곤을 열어 신이 인간의 육신으로 인간들의 사냥에 맞선다. 인간이 신을 제거하게 되면 그 신의 능력을 갖추게 되고 아곤이 끝나면 신의 존재로 남게 된다. 인간이 신이 되어도 7년마다 열리는 이 아곤에서 다른 인간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길고 긴 싸움의 승자는 영원할 수 없어 보인다. 주인공 로어는 페르세우스 가문의 마지막 후손으로 7년 전 가족이 모두 카드모스 가문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후 신과 인간의 전쟁에서 자유를 찾고 싶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왔지만 어린 시절 아킬레우스 가문에서 훈련을 받으며 친하게 지냈고 죽은 줄 알았던 카스트로와 다시 재회한다. 이번 212번째 아곤이 뉴욕에서 열리며 부상당한 몸으로 자신을 찾아온 아테나가 대신 그녀의 복수를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동맹을 맺으며 이 전쟁에 참여한다. 카드모스의 후손이자 아레스를 제거해 뉴아레스가 된 래스는 제우스가 남긴 위 시의 완성본이 아이기스에 남겨졌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페르세우스 가문의 로어라 생각하고 그녀를 추적한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가문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몰살시킴으로써 막대한 세력을 가진 래스에게 맞서기 위해 살아남은 가문의 후손들과 신 그리고 새로운 신과의 위태로운 동맹이 하나씩 맺어지며 1권의 이야기가 끝이 난다.

 

"아곤에는 용서 따위 없다." 아테나가 말했다. "오로지 생존, 그리고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만 있을 뿐" (p.392)

 

여자이기에 아무리 뛰어나도 가문의 대표가 될 수 없는 상황, 여자가 신을 죽였기에 자신의 가문이 몰락해서 치욕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로어가 앞으로 이 전쟁에서 신과 뉴신 그리고 후손들 사이에 중계자 역할을 해나가며 래스를 이겨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뉴아폴론이 된 카스트로와의 관계는 또 어떻게 발전할지도 궁금하다.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이 느낌과 신화를 현대로 가져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의 놀라운 아이디어와 필력에 감탄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다. 그리스신화와 <헝거게임>의 만남이라는 설명에 동감하며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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