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성형
권준우 지음, 배상우 감수 / 푸른향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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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60대가 되면 치매에 걸릴 것입니다.”

이른바 인지능력의 시한부 선고다. 여러분이 이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 28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내가 미래에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그걸 지금 미리 알게 된다면? 치매 보험을 더 빵빵하게 들어놓을 것이ㄷ.... 아,아니,이게 아니지... 나의 치매 발병 여부를 미리 알게 된다면 나는 지금부터 만사를 제쳐놓고 치매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왜냐하면 치매는 치료제도 없을 뿐더러, 당사자보다 보호자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이 질병으로 인해 상실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건 또 얼마나 큰 고통인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매는 100%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다. 게다가 40대 즈음부터 뇌의 노화가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되는데 100% 막을 수도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치매가 발병 됐다면 그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봐야하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치매를 ’늦추는 것’뿐이다.


그럼 뭐 어떻게 하라는거야? 나는, 이건 절망의 소식이지만 동시에 희망의 신호라고 생각했다. 치매는 예측도, 막는 것도, 치료도 불가능한데,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거나 자신이 치매에 걸릴까봐 두려운 독자라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펴보시길 바란다.


그동안 다양한 치매 관련 책을 읽었지만, 치매에 대한 자세한 설명부터(증상, 치매 종류, 진단법 등), 치매 예방을 위한 관리법(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 뇌가 건강해지는 음식법 등)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치매 관련 책은 이미 많이 나와있겠지만,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을 듯하다.


제목이 <두뇌성형>이라 좀 자극적이긴 한데(성형이라는 단어가 건강을 추구하는 어감은 아니라서) 15년간 치매노인병원에서 근무한 신경과 전문의가 썼고 감수한 책이라 거부감을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 치매에 관해 골고루 다루고 있어서 나도 이 책 읽으면서 새롭게 배운 점이 많았다.


또 각 장의 말미에 <영화로 보는 치매 이야기>도 실려있는데, 치매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치매 종류만해도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 전두측두치매, 수두증, 알콜성 치매 등 엄청나게 다양하고 그에 따라 발병 원인도 셀 수가 없으니... 책 마지막에는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TIP>도 다루고 있는데 이것도 꽤 유용하다. 치매환자를 돌보고 있다면 눈여겨 보면 좋겠다.


“고스톱을 치면 치매에 안 걸리나요?”

정답은 반은 Yes, 반은 No다. ㅎㅎㅎ 어떻게 치느냐가 중요!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인지예비능력’을 키워야하는데, 그건 뇌를 자극해야 가능하다. 외국어 배우기, 독서 등의 공부는 뇌를 엄청나게 자극 시킨다. (특히 외국어 배우기는 뇌의 인지기능 향상에 약물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낸다고.) 또 뇌는 상호작용을 통해 자극을 받으므로 밖으로 나가 활발하게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취미생활로 뇌를 넓게 써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스톱은, 점수를 계산하고 ’고‘와 ’스톱‘을 결정하면서 뇌를 자극해야만 치매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어느 정도 익숙해져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내야 할 패가 감으로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면 치매 예방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ㅎㅎ 그리고 되도록이면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면서 쳐야 상호작용을 통해 뇌가 자극을 받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ㅎㅎㅎ


“마치 데칼코마니 같지 않은가. 인생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여정이다. 하지만 그 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 때는 사람들이 반겨주고 예뻐하고 미소를 짓는데,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귀찮아하고 째려보고 짜증을 낸다. 꼭 그래야만 할까. 어차피 아기가 되어가는 과정인데, 조금은 예쁘게 봐주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 133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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