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이 찾아오는 순간 - 읽고 쓰기에 대한 다정한 귓속말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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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기 어려운 황당한 현실에 부딪쳤을 때, 사람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도록 이리저리 바꿔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 무의식적인 행위가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또 현실을 기억할 때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기쁜 일은 크게 확대하고 슬픈 일은 조그맣게 축소하는 등,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게 변형해서 기억합니다. 현실을 이야기로서 자기 안에 쌓아가는 것이죠.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이러기보다 ’갚아야 할 빚‘이라는 의식. 누구에게 빌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독특한 형태로 빚을 진 듯한 심정. 가해자에게 받아내서 죽은 자에게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모르는. 죽은 자는 존경받는다. 산 자는 오히려 기피 대상이 된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쓴다는 것, 문장에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 그것은 특권적인 지식을 열고하는 행위가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 하나 말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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