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정석 - 한국인의 6가지 걱정에 답한다
최윤식.정우석 지음 / 지식노마드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생활이 충족되고 안정되어 있을 때
    사람들은 먼 장래의 일은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때는 틀림없이
    현재의 상태로 인해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때일 것이다.
    - 아놀드 토인비 [Change and Habit: The Challenge of Our Time]

근래 들어서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토인비를 인용하면 이러한 관심의 이유는 이미 현재의 상태가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때가 왔다는 것이다.
나는 현직 재무컨설턴트로서 이미 2007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설명하고 도깨비방망이 같은 과거의 대박 성공 스토리들과 결별할 것을 권유했지만 당시 사람들은 내 권유에 귀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에 비유하자면 2008년은 이미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을에 수확한 것들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말 그대로 단풍놀이에 젖어서 겨울이 온다는 외침을 깃털보다 가벼이 무시했던 것이다. 게다가 과거의 경험이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과 한탕주의 때문에 자신들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조언 따위는 참고는커녕 곧바로 폐기시켜버린 것이다.

불과 3년만에, 벌써 곡간은 눈에 띄도록 비워졌다. 너무나 흥청망청 써버렸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이제 겨우 초겨울을 맞이한 것일 뿐인데 기나 긴 겨우내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암담해질 지경이다. 가을의 수확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겨울부터 여름까지의 땀과 노력, 인고에 따른 것임을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변화가 발생했음을 자각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좀 나은 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자기만의 오류투성이인 미래예측을 기반하여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냉기를 느끼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관점은 쓸데없는 비관론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조차도 전혀 관심이 없다. 아직도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부의정석>은 시의 적절한 출판이지만 그 내용만 두고 보면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미래와 경제에 관한 전문가들에게는 이미 철 지난 이야기이고, 이제까지 참 좋은 시절을 보내다가 찬 겨울을 맞이하여 이제부터 뭔가를 바꾸려는 사람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을 지적당하는 기분만 줄 뿐 아무런 해결방안도 얻을 수 없으며,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못마땅한 비관론일 뿐일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미래에 발생할 일들은 다른 곳에서도 봤음직한 동어반복이고, 제시되고 있는 대안들은 이미 발생해버린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안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정석, 다른 말로 바꾸면 원론적인 방안들이라서 그렇다.
그나마 반드시 이 책을 읽고 따라봐야 할 사람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른바 재테크와 관련된 서적은 읽어본 적도 없는 20대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무슨 일이건 마찬가지이지만 처음 시작이 중요하므로 편법이나 날림이 아닌 정석대로 시작하고 싶다면 꼭 한번 정독하고 나름대로의 인생계획을 수립해보라고 권유하는 바이다. 

다만, 한가지 강조하면서 추가하고 싶은 것은 흔히 말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이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중에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있음에도 여전히 매년 신간과 베스트 셀러로 새로운 자기계발서들이 등장하는데 살펴보면 기존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잘 팔린다. 마찬가지로 살 빼는 운동 비디오는 예전에 나온 것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늘 새로운 모델을 세워 새로운 비디오로 나온다. 핵심은 아는 것으로 멈추지 말고 꼭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고, 혼자보다는 코치가 있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니까 가능한 한 신뢰할 수 있는 진짜 전문가를 찾아내어 그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왜냐고?
미안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가난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토인비를 인용하며 시작했으므로, 토인비를 인용하여 끝맺겠다.

    무관심은 열정에 의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열정은 상상한 것을 재빨리 포착하는 이상(理想)이며,
    그 이상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확고한 지성적 계획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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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갈 내 사람을 남겨라 - 인생길 걸을 때 가장 필요한 선물
이주형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거상 임상옥이 말했다.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긴다"(商卽人人卽商) 

나는 한때 좋은 직장에서 영향력있는 직위에 있었는데
이 당시에 많은 직원들과 관계사, 거래처 사람들은 모두
나와 관계를 가까이 하려 하였고 잘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때는 그 사람들이 모두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호가호위였던 것을 젊은 시절의 나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서서히 가득했던 명함집에서 하나 둘 비어져가고
평균적인 수명의 절반을 넘어서서 내리막을 바라보며
저자가 말하듯 '내 장례식에 누가 올까'를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나이가 된 지금
'평생 갈 내사람'이라는 제목은 너무나 마음을 헤집어놓는 말이었다.
문득 빈 시간이 생길때 전화 속 이름들을 훑어보아도
막상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걸만한 사람도 없는 것 같고
힘들어 죽겠다는 말 조차도 내 사정을 괜스레 알릴 필요가 없을것 같아
심지어 아내에게 조차 말하지 못한 채 지낸 시간이 얼마인지..
강렬한 자극은 서슴없이 책을 읽어내려가도록 했다.

이미 시중에 인간관계를 맺는 기술을 이야기하는 책은 넘처날 정도로 많이 있다.
당연히 이 책에 기대한 부분은 그러한 테크닉이 아니었고
저자 스스로도 그러한 기술은 낡아버리거나
혹은 스스로 귀찮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기술에 의한 관계는 여전히 표면적일 뿐이기에
내가 찾고자 하는 답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의 제목만으로 필독 리스트에 등재했던 것은
어쩌면 지금 내가 느끼는 관계의 위기를 스스로 진단하여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면적 관용과 남은 시간 동안의 헤처나갈 용기를 얻고자 한 것이리라.
그러나 너무 기대가 컷던 때문이겠지만 심연의 반성을 이끌어내주는 깊이는 없었다.
그동안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각각 하나의 주제로 다뤄왔던
배려, 경청, 관심, 매력, 행복, 가정등을 두루 거치면서
사람의 관계에서 스스로가 먼저 항상 옆에 두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짧은 예화와 인용을 통해 다시한번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아직은 관계를 망치지 않은, 아직은 주변에 사람이 많은
사회 초년생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는 것 보다 실천이 더 중요한 것임을 잊지말고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변 사람으로부터 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행복은 전염되는 것이고, 그렇기에 행복한 사람은 늘 그 곁에 사람이 넘친다는
평범한 진리를 리마인드하면서, 함석헌 님의 시 한편 붙인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救命袋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不義의 死刑場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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