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프
김사과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사과의 하이라이프는 총 8개의 단편을 담고 있는 소설집이다. 총평을 짧게 말하자면…… 김사과가 김사과 했다라는 감탄밖엔……. 광기 어린 눈빛으로 세상을 짚어내는 힘이 강력한 소설이었다. 소설 자체가 지닌 에너지가 가히 폭발적이어서 읽으며 이런 표현과 묘사는 김사과 작가의 독보적인 경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이라이프속에는 마약 중독 화자,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고급진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화자, SNS 속 본질을 잃은 화자 등 현시대의 문제를 보여주는 다양한 화자가 등장한다. 이들이 꿈과 현실, 망상 속을 마구 헤집으며 들춰내는 현실은 생각보다 삭막하고 차가운 세계다. 김사과는 이런 세계를 냉소적인 태도로 바라보며, 때때로 불쑥 튀어나와 이 세상 참 이상하지 않아?’하고 묻길 꺼리지 않는다. 이상한 화자들과 이상한 세계.

하이라이프속 소설들은 형식적으로도 비선형적인 구조를 많이 보이고 있는데, 파편적인 이야기가 힘 있는 진술과 합쳐져 이끌어내는 파괴력이 대단했다. 모든 단편이 매섭게 돌진하는 이야기였다. 어떠한 주저 없이 세상을 낱낱이 고발하는 소설이다. 세상의 모순, 아이러니가 당혹스럽게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좋았던 문장들

 

나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애. 하지만 전혀 부럽거나 궁금하지는 않다. 그것이 한비에 대한 이수영의 공식입장이었다. 그렇다면 이수영에 대한 한비의 입장은 무엇인가?”(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김은영은 그런 딸이 고구마를 닮았다고 생각했으며, 남편은 감자에 좀더 가깝다고 생각했다. [……] 구황작물 닮은 딸을 부부는 편견 없이 사랑한 것이다.”(두 정원 이야기)

 

여자가 이 일이 처음이냐고 물었다.

나는 해맑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Yes.”(몰보이)

 

-

위 도서는 창비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상 제공과는 관계없이 진솔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김사과, 하이라이프, 창비, 2024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