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외할머니 단비어린이 그림책 22
김인자 지음, 문보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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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 외할머니

김인자 글 / 문보경 그림

 

 

이 세상에서 엄마라는 말은 그 단어 자체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다음의 단어는 뭘까? 바로 할머니일 것이다. 엄마가 좋지만 엄마의 잔소리는 싫다. 할머니는 엄마의 잔소리를 막아주는 유일한 방패막이다.

난 친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사진으로만 뵈었다. 외할머니는 가까이 살지는 않아서 명절 때만 뵐 수 있었지만 언제나 편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친가에서는 뭔가 모르게 불편함이 있었는데, 외가에서는 항상 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할머니가 계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친할머니는 예쁘고, 멋지고, 무엇이든 다 잘하고, 자신감 넘치는 할머니.

외할머니는 일벌레에 못하는 것이 더 많지만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요리를 잘하는 할머니.

주인공은 두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는 손녀이다. 비슷한 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두 할머니지만, 주인공에게는 어느 할머니가 좋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친할머니 외할머니를 사랑한다. 그 따뜻함이 읽는 내내 전해졌다.

 

어렸을 때, 아니 내가 미혼일 때 이 책을 읽었다면 더 따뜻하게 느꼈을 것 같다. 왠지 친할머니는 시어머니를 떠올리고, 외할머니는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내게 처해진 상황이니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친할머니는 세련되고 멋진 현대 여성으로, 외할머니는 그저 부족하고 모르는 것이 많은 시골 여성으로 표현되는 것이 마냥 포근하기만 하지는 않다. 물론 시골이 나쁜 것도 아니고 무조건 많은 것을 알고 다 잘해야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아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달랐다.

역시 책은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순수하고 맑은 우리 아이라면, 이 책을 읽고 주말에 할머니 뵈러 가자고 할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이 그림책을 가지고 가야겠다. 가서 아이의 친할머니 외할머니께 이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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