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 중국아동청소년문학상 금상 단비청소년 문학 14
창신강 지음, 주수련 옮김 / 단비청소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우린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창신강 지음/ 주수련 옮김

 

책을 처음 본 순간 제목보다는 표지그림에 먼저 눈이 갔다. 최근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이 이중섭에 대한 책이어서 그랬나보다. 이중섭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그런 그림이었는데, 알고 나니 다르게 느껴진 것 같다. 그렇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난 얼마만큼의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우린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를 읽으며 난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는 크게 12가지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길이는 짧지만 그 내용은 짧지 않다. 오히려 묵직한 느낌이다. 한 편을 읽고 다음 편을 읽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인지 전체 분량에 비해 다 읽은 것은 시간이 장편 소설 몇 권을 읽은 만큼이었다.

 

아부 이야기는 눈물이 찔끔났다. 어리지만 주변을 살필 줄 알며,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 내 주변을 겉만 살피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도 않는다. 그 속에 있는 진심을 느낄 줄 아는 아부다. 아부를 알고 나니, 길거리 떠돌이 동물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임을 느낀다.

 

하늘을 향해 오르는 야생 콩 꽃역시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작은 보라색 꽃으로 찾아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그 야생 콩 꽃의 의미만큼은 내게도 전해진 것 같다.

 

달려라, 쑤단은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누가 봐도 말썽꾸러기 문제아인 쑤단이 정말 문제아인지 생각해 본다. 마지막에 선생님도 쑤단의 이름 옆에 문제 학생?’이라고 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쑤단은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다. 무언가를 걱정하며 선뜻 하지 못한 일들을 쑤단은 걱정하지 말고 해 보라고 한다. 물론 친구와 싸우는 일이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무언가 할 수 있는 용기를 줬다는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사람은 살면서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 중에 좋은 영향을 주고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좋은 영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내 주변에 쑤단과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책은 유난히 읽기 힘들었다. 어려운 낱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긴 것도 아닌데 하나의 단편이 끝날 때 마다 머릿속에 드는 많은 물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 물음을 다 해결하지도 못한 채 다음 편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천천히 책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짐을 느꼈다. 여전히 머릿속에는 많은 물음과 꼬리를 이어나가는 생각들로 복잡했다. 최근 개인적인 일로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 때문에 위경련을 비롯한 작은 이상 신호가 있었다. 다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내 손에 너무 많은 움켜쥐려고 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속의 많은 아이들도 알고 있는 사실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여전히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 나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하루에 1편씩만, 아니면 한주 혹은 한달에 1편만 읽으며 좀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해 보고 싶다.

그럼 나도 진짜 어른이 되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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