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언덕 단비청소년 문학 2
창신강 지음, 최지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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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언덕

창신강 지음 / 최지희 옮김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하늘 언덕.

요즘 아이들에게도 이런 하늘 언덕이 있을까?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병 중에 하나가 마음의 병이 아닌가 싶다.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음의 병은 꽤 깊어 보인다. 차오포 마을은 마음을 치유하는 마을이다. 누구나 조금씩 있을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비만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한 루창창. 루창창은 차오포 마을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고, 운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살을 빼며 상처를 회복해 간다. 같은 참나무 아래방에 사는 신신은 마음의 상처로 스스로를 학대하고, 쑤이신은 누구도 믿지 못하고, 진상상은 자신의 돈을 세고 지키느라 다른 것에는 관심도 두지 못한다. 옆방인 푸른 폭포에 사는 리취안취안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학대의 상처로 폭력적인 아이이다. 허위샹은 부모의 기대와 압박에 지쳐 꿈을 잃어버렸고, 런전은 거짓말을 일삼는다.

콩나물로 불리는 우바이창은 거식증에 걸려 차오포 마을에 오게 된다. 루창창의 엄청난 식욕은 콩나물의 식욕을 되살려 거식증을 치료하게 되고, 콩나물의 활발한 움직임은 루창창이 스스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차오포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치료한다고 하지만, 무언가 직접적으로 조치를 하지는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고, 친구들과 혹은 동물과의 교감으로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간다. 리취안취안은 거위에게서, 신신은 늙은 말 아이아이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상처를 치유한다. 아무에게도 관심없고, 오로지 자신의 돈만 생각하던 진상상은 신신이 그린 아이아이의 그림을 보며 자신이 전부라 생각했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책장을 넘기면서 아이들의 상처는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고, 그 상처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상처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서 생긴 상처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게 지켜지지 않고 부모의 생각이 강요되거나, 아이의 안전을 지켜줘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생각된 것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른의 생각을 대입해서 보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상처를 치료하게 된 것이다. 그 역할을 사람이 아닌 동물, 거위와 말이 해 준 것이다.

 

아이들의 상처는 스스로 혹은 친구들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대부분이 어른들에 의한 상처이다. 어른들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 말하지만 결국 그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도 모른다.

<하늘 언덕>에 나오는 아이들은 차오포 마을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 아이들인가. 우리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차오포 마을을 어디인지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 거듭될수록 차오포 마을이 특별한 곳이 되어서는 안 되며, 우리 아이들이 있는 그 곳이 차오포 마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애초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혹시나 아이들이 상처를 받게 된다면 그 상처를 가정에서 아이가 속한 곳에서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아문 상처로 다시 아파하지 않고, 빨리 일어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내 아이가 있는 곳은 차오포 마을일까? 아니면 상처를 만들어내는 곳은 아닌지.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하여,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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