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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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숙종 임금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장희빈, 인형왕후이다. 어릴적 봤던 드라마의 영향이 큰 탓도 있을 것이다. 왕으로써의 업적이 먼저 떠오르지 않고 장희빈이 먼저 떠오르다니. 혼자 피식 웃었다. 제목을 보고,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의 사연이 내용이겠구나 하고 짐작해 본다. 그런데 고양이 역시 나에겐 그다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고양이 하면 어둠에서 빛나는 눈이 먼저 생각나고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 제목에서 나타내는 숙종임금님과 고양이는 내게 그닥 좋은 느낌은 아닌 상태에서 책을 읽었다. 먼저 읽어본 6학년 아들은 재밌는데요~’ 한마디를 던진다. ‘? 그래? 엄마도 읽어보고 같이 얘기해 보자.’ 먼저 읽어본 아들의 한마디에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은 조금 내려놓고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숙종 임금님은 현종의 묘에 다녀오는 길에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난다. 금손이라 이름도 지어주고 말도 걸어주고 같이 놀아주며 함께 지내게 된다. 임금님이 돌봤다기 보다는 함께 지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쉽지 않은데, 숙종 임금님과 금손이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관계를 넘어선 것 같다. 상대를 아끼는 그 진실한 마음이 서로 통했던 것이다.

 

금손이가 임금님의 수라를 건드렸다는 오해로 궁에서 쫓겨나고, 숙종 임금님이 돌아가시자 그 소식을 듣지 못한 금손이지만 마음으로 느끼며 슬퍼한다. 정말 가능한 일일까 의문이 들면서도 정말로 진실한 마음은 서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손이를 미워했던 사람들도 금손이의 진심을 알고 다시 궁으로 불러온다. 하지만 숙종 임금님이 계시지 않는 궁은 금손이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일까. 금손이는 결국 숙종 임금님 곁으로 간다.

 

작가의 마지막에 너희는 누구와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니?’라는 물음을 남긴다.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가 영원히 함께 하게 된 것처럼, 나는 누구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걸까. 선뜻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이 있는데 왜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는지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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