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가을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3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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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마을 별난 토끼 세 번째 이야기 가을

 

"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를 읽었다. 지난 봄과 여름 시리즈도 너무나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은근 가을과 겨울편이 기다려졌는데, 운 좋게도 바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별난 토끼들. 이번엔 또 무슨 일들이 벌어진 걸까?

 

<당근이 커졌어!>

별난 토끼들은 아주 맛있는 특별한 당근을 키운다. 이 당근은 토끼들이 좋아하는 온갖 맛이 다 나는 당근으로, 달콤하고 고소하고 새콤한 맛은 기본에 입안에서 톡톡 튀거나 솜사탕처럼 살살 녹는 기분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당근이다.

이 세상에 이런 당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 당근 하나에 다 들어있다면 다른 것은 먹지 않고 이 특별한 당근만 먹으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들은 모두가 특별한 당근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원칙이는 솎아주기를, 걱정이는 붓으로 작은 벌레를 털어 내고, 쫑알이는 매일매일 다정한 말을 해 주고, 먹보는 방귀로 두더지를 기절시킨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키운 특별한 당근을 뽑기로 결정하고, 영차영차 다같이 힘을 모은다. 그런데, 뽑혀 나온 당근은 겨우 엄지손가락만하다. ‘에게? 엄지손가락?’ 책을 읽어가던 중 어쩌면 좋아. 토끼 친구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길렀는데 엄지손가락이라니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 혼자만의 걱정이었다. 토끼 친구들은 작년보다 더 자랐다며 기뻐한다. 그 작은 당근 하나를 친구들과 소중히 나눠먹으며, 특별한 당근의 특별한 맛을 음미한다.

 

역시나 별난 토끼들이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도 모르게 특별한 당근이라는 말에 엄청나게 클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사실 크다고 해서 모두가 다 특별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나 혼자 착각했구나 하는 생각에 푸하하 웃음이 나오다가 살짝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주변의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며 살고 있는가. 더 큰 것, 더 나은 것만을 보느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별별마을의 별난 토끼들아~ 고마워^^

 

 

<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

제목을 보고는 조광조가 생각난 건 내가 어른이라서 그랬을까? 나뭇잎 편지가 역사속 정치적인 요소로만 생각했던 나에겐 새로운 낭만으로 느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토끼 친구들은 단풍잎에 새겨진 편지를 받는다. 완성된 편지가 아니라 조금씩 적혀 있어서 친구들은 편지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쫑알이네 집에 모인 친구들은 각자가 받은 ’, ‘’, ‘깃털달린 모자 그림’, ‘오세요’, ‘샘으로라고 적힌 단풍잎 편지를 모아두고 내용을 알아보려 한다. 배가 고프다며 단풍잎 편지를 먹으려는 먹보를 말리며, ‘깃털 달린 모자는 낭만이를 뜻함을 찾아내고, 결국 먹보의 활약으로 옹달샘으로 오세요라는 편지 내용을 알아낸다.

 

옹달샘에 모인 친구들은 편지를 보낸 낭만이를 만나고, 최고의 음악회에 초대되었음을 알게 된다. 보름달이 뜨자 조금씩 들리는 음악소리. 그건 바로 귀뚜라미의 노랫소리였다. 귀뚜라미의 노래를 최고의 음악으로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듣기 위해 친구들에게 단풍잎 편지를 보낸 낭만이. 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때 암호가 좋아 혼자 암호를 만들어 보기도 했었다. 한글의 자음, 모음에 숫자를 매겨 그 숫자로 문장을 완성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암호라 하기엔 너무나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도 그 암호를 만드느라 혼자 설레어 했던 기분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낭만이도 그랬을까? 친구들에게 단풍잎 편지를 보내고 친구들이 어떤 기분일지, 혹여나 알아보지 못하고 음악회에 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지. 오히려 단풍잎 편지를 보내고 친구들을 기다리던 시간이 낭만이에게는 더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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