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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품절
항상 타인을 통해 바라보는 삶의 풍경과 통찰들은 즐거움을 준다. 후배의 고민을 다시 고민하는 내가 살고 잌ㅅ는 지금 이 삶과 직장에 대한 느낌을 하나씩 다시 상상하고 곱씹으면서도, 저자의 하루하루 관찰을 상상하는 즐거움. 이 책의 즐거움이다.
현대의 관람객은 그 문턱을 넘어서는 것만으로 극소수의 교대 이집트인에게만 허락되었던 곳으로 들어가 내밀한 성역이었던 여신 이시스의 안식처를 보는 특권을 누린다. 이 신전은 신성한 장소들 중에서도 특히신성하게 여겨졌던 곳으로 죽은 사람의 모습을 흉내 낸 몸과 머리의 털을 민 사제들만이 들어가 영원의 시간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덥수룩한 머리의 대학생과 땋은 머리에구슬 장식을 한 소녀, 교회 모자를 쓴 할머니까지 모두가 성역에 들어간다. - P104
그날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녘이었을 것이다. 나와 함께 형의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모든 것을 마치 처음인 것처럼 바라봤다. 어머니는 잠이 든 아들을보고, 나를 보고, 새벽빛을 보고, 아픈 몸을 보고, 그 끔찍함을 보고, 그 우아함을 보았다. "우리 좀 봐." 어머니가 말했다. "봐, 지금 우리가 바로 옛 거장들이 그렸던 그런 그림이잖아." - P64
하루가 끝난 후 86번가에서 지하철을 탄 나는 우물처럼 샘솟는 연민의 마음으로 동승자들을 둘러본다. 평범한 날이면 낯선사람들을 힐끗 보며 그들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들이 나만큼이나 실존적이고 승리하고 또 고통받았으며 나처럼 힘들고 풍요롭고 짧은 삶에 몰두해 있다는 사실을 입원해 있는 톰을 방문한 후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던때를 기억한다. 누구라도 심술을 부리거나, 실수로 부딪힌 다른승객에게 쏘아붙이면 그게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협하고 무지해 보였다. 우리 모두 그럴 때가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밤은 운이 좋다. 낯선 사람들의 피곤하거나 어떤 생각에 빠져 있는 얼굴들을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다. - P153
이제 이런 순간들은 예전만큼 자주 오지 않고 그 사실을정하며 슬퍼진다.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고 고통 같은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메자닌의 골동품들에 대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이상하게도 나는 내 격렬한 애도의 끝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삶의 중심에 구멍을냈던 상실감보다 그 구멍을 메운 잡다한 걱정거리들을 더 많이생각한다. 아마도 그게 옳고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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