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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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신해철이 그립다. 마왕의 극렬한 팬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를때는 고스트스테이션을 검색해서 듣는다. 그리고 그가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세상이 하루아침에 좋아졌단말이에요.


나는 토이의 팬이었다. 음악도 넥스트 보다는 토이의 발라드를 좋아했고 음악도시를 유희열이 진행한다고 했을떄 이불속에서 라디오를 듣던 그날도 이상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제는 이동진을 듣는다. 유투브 속의 토이와 신해철은 아직도 그 새벽에 살아 숨쉬고 그떄 살던 동신주택의 공기가 내 콧속으로 들어오지만 가슴속을 파고 들지는 않는다. 그들은 진실했고 어린시절 나의 길잡이었지만 어느덧 나는 35살이 되었고 세상은 이랬다 저랬다 바뀌었다. 

이동진의 블로그를 탐독하고 그가 추천하는 지식인의 서재 리스트를 사고 그저 읽었다. 그리고 그가 진행했던 cgv 더 굿무비를 보면서 그를 따라 연출 연기 스토리로 구분해 보기도 하고 키워드를 어떻게 나누었나 그의 빨간 안경 뒤의 책을 향해 고개를 숙인 그의 뒷통수를 흘끝 훔쳐볼떄도 있었지만 그는 나의 스승이요 나는 그저 그 10분짜리 동영상을 몇번이고 예습 복습 했다. 

그가 추천한 "음악은 왜 우리를 사로잡는가"는 일하는 동안 짬짬이 읽었다. 인생은 부분의 합이 아니며 인생은 리듬이며 멜로디이고 우리의 뇌는 분류와 구별을 하고 차이를 반복하며 망각과 이해를 통해 예상과 예측을 하고 아이덴티티를 가진것은 단어이며 음악은 포지션이며 음표가 만들어 내는 패턴의 반복이 활홀경으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또 하루키의 직업으로써의 소설가라는 에세이에 보면 그의 재즈 예찬과 함께 소설은 작곡을 하는것이라 말한다. 나는 그 작곡이 뭘까 늘 궁금했었다. 

이제는 리듬을 만들어야지 노력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을 감사하며 오늘은 어제와 커피맛이 어떻게 다른가 느끼려고 노력하며 내 인생의 예측하지 못한 활홀경이 오기를 가끔 꿈꾸어 본다. 

아 또 그가 추천한 시간이라는 에세이를 보고 나는 조급함과 나태함을 함께 버릴수 있었고 이제 영화를 볼떈 배경과 색감과 구도와 연출과 연기와 음악이 함께 보이고 들린다. 다 그가 잘 구분해서 나에게 가르쳐 주었던 덕분이다. 

이렇게 이동진은 나의 일상을 바꾸었다. 

그는 감각과 감정/대화와독백/법칙과체계/살아가는나날/시간과 공간/ 악과 부조리/언어와일상/역사의그순간/예술과예술가/우주와 자연/이야기와 읽기와 쓰기/인간이라는 수수께끼/죽음이라는 수수꼐끼/외국소설/한국소설/한국시. 로 분류했다.  

나는 이 리스트 목차를 곱씹으며 그가 얼마나 이 리스트를 고심해서 분류하고 구분하여 제목을 붙였을지 감히 상상해본다. 

인간은 타고나는것이라고 오랜시간 건방지게 생각했던 비루했던 나의 길잡이 이며 앞으로 500권은 내 남은인생에서 테세우스의 붉은실 처럼 이동진이 나에게 준 값비싸지만 만원밖에 안하는 고마운 실이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는길 자국자국 기쁨과 슬픔이 친구처럼 나와 함께 있을것을 기대하며 이동진님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감각과 감정/대화와독백/법칙과체계/살아가는나날/시간과 공간/ 악과 부조리/언어와일상/역사의그순간/예술과예술가/우주와 자연/이야기와 읽기와 쓰기/인간이라는 수수께끼/죽음이라는 수수꼐끼/외국소설/한국소설/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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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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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 개굴 개굴. 먀야아아아옹 먀아아아아아옹. 

이소리는 내가 비오는날 단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소리다. 비오는날에는 차가 차도를 썡 지나면서 튀기는 물 소리가 거의 전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아주 조금. 에어컨 바람이 주는 습기 없는 바람. 


주말에는 이사를 했다. 4대문 안에 오래된 주상복합 2층에 있는 창고를 조용한 동네 단독주택으로 넓혀 갔다. 전에 있던 곳은 웹툰 이끼같은 곳이라 지내면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옮기고 와 진짜 힘들었다 하고 짐 정리를 마치고 새로운 눈으로 보니 추적자 같은곳이 아닌가.


인생의 대부분을 아파트 살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집안에서 먀아아아아옹 소리를 들으면서 갈색몰딩과 낡은 문짝을 보니 공포가 업습한다. 문앞 지붕 슬레이트에 떨어지는 이 빗소리는 또 무엇인가. 2층에는 멀쩡한 가족이 살고 있고 대학로 줄기라 동네는 아담하면서 조용하고 운치 있는 커피숍과 식당도 많다. 35년간 독설가로 살아왔고 하면 안되는게 뭐 없을껄 배려하는척하면서 뭐 그게 어려워 했던 했던 내 자신이 처음으로 부끄러워지면서 별것 아닌데서 공포는 느끼는 내가 참 바보같다. 


집으로 오는 전철에서 사람이 처음으로 무서워 보였다. 멀쩡한 전철 안 사람들속에 추적자의 하정우가 있을까봐 보다보니 전부 다 정말 무서웠다. 눈은 푹 패인거 같이 좀비 같아 보이는 사람들.


로드 생각이 났다. 내가 마치 카트 양쪽에 사이드미러를 주워 붙이고 사방을 살피며 걷는 로드의 아버지 같았다. 로드의 아빠는 늘 이런 심정이었겠지. 똑같은 도로를 걷는듯 하지만 잿빛길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의흔적과 음식물을 감지하는 늘 예민한 감각. 코맥 맥카시가 오랫동안 힘들게 살았다는 말만 들었다. 오늘 내가 고작 겪은 작은 공포를 맥카시는 담담하게 난 이렇게 살았어. 늘 사방을 살피면서 말이야. 그냥 읽지마 마음에 새겨. 하는거 같았다. 


로드의 세상을 상상해봤었다.잿빛하늘과 같은색깥의 바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인간의 일상. 그리고 정처없이 걷는 아들과 남자. 그저 상징으로서 소설을 이해했다. 벅찬감동을 느끼면서도 그저 인간은 그래 서로를 밟고 일어서고 못잡아 먹어 안달이지 그래 그리고 무작정 앞으로 가잖아. 왜 살까 그냥 죽고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 역시 앞으로 가잖아. 이렇게 피상적으로 이해했다. 나는 내가 부끄럽다. 소설을 읽고 함부로 재단하고 사람이 그런거지 뭐. 하고 인간이란 그런거야. 하고 머리로 이해했던 내가 부끄럽다. 


친구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도 모르고 왜 그러냐. 뭘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 어떤 방에 사는지 비가오는날은 어떤소리를 듣는지, 평소에 어떤 골목에서 어떤사람을 마주치는지 생각지도 않고

쉽게 말했다. 내 평생 그렇게 살았다. 앞으로 나는 어떤말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그 친구의 방을 상상해 보리라. 곰팡이가 피진 않았을까. 말없이 친구의 방을 청소해주는 사람이 될수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갈색몰딩을 떠올리니 갑자니 오한이 오는 나는 오늘 정말로 내가 너무나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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