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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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 문학동네

 

신경숙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외딴방

'도시의 섬'이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곳

 

저자는 이 책을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외딴방의 '나'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다.

'열일곱의 나'와 지금의 '나'를 오고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열일곱의 나는

시골에서 자라 서울로 상경한 한 어린 여자아이

사촌언니와 큰오빠와 함께 쪽방생활을 하며

낮에는 공장에서, 밤에는 학교에서

고단한 삶 속에서 꿈을 쫓는 한 여자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지금의 나는

작가로 어느정도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자신의 과거에 묶여있는 소심한 여자의 모습이다.

 

역시 이번에도 파격적인 특이함을 보여준다.

사실과 픽션의 중간쯤이라고 했으나

내 아둔한 머리로는 그냥 다 픽션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머리가 덜 아플듯 하다.

 

외딴방 속에 외딴방을 쓰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딴방 속에 외딴방을 읽은 독자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소설이 월간지에 연재가 됐던 소설이기에 가능한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어떻게 됐었다는 건지.... 그냥 픽션이라고 하는게 머리가 덜 아프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도네 돌아가네... "

유신정권시절 우리나라 산업역군이라 불리운 공단 사람들, 초창기 노조, 쪽방촌 그리고 민주화 시위 등

그시절의 우리네 삶의 모습이 너무나도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

아.. 맞아~ 저랬었지.... 싶은 이야기들...

나도 비슷한 시절을 겪었지만, 실은 나는 그 시절을 추억하기를 싫어한다.

영화 친구, 말죽거리잔혹사 그리고 전태일, 구로아리랑, 기타 등등.....

암울하고 답답했던 시절.....

생각하면 즐거움 보다는 짜증나는 일이 더 많았던 시절

어쩌면 내 무능이 그 안에서나마 즐거움을 못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싫은것이겠지....

 

역시 특이하게도

현재형 시제를 많이 사용한다.

대부분 소설이 과거시제를 사용하는것에 비하여

낯설지만 특이해서 재미있고 좋다

 

초반부에서부터 뭔가 큰 사연을 암시했던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조금 의아하다.

물론 그 비중이 내가 생각하는것과 저자가 겪은것에는 차이가 있을테니 큰 이의는 없다.

가족간의 사랑이 눈물겹고 존경스럽다.

저런 사랑속에 살아온 사람은 잘못될래야 잘못될 수가 없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다.

 

야구해설을 할때 쓰는 표현으로 투수가 던진 공이 "묵직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물리적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타자들이 그렇게 느낀다고 한다.

내게는 신경숙의 소설이 그렇다.

무겁다도 아닌, 대단하다도 아닌, 아프다도 아닌.....

뭔가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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