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커
고은규 / 뿔
트렁커란
멀쩡한 집을 놔두고 트렁크에서 자는 사람을 말한다.
유모차 매장 판매사원인 여자 이온두
건물의 균형을 관리하는 밸런시스트 이름 (성이 '이'고 이름이 '름'이다)
두 트렁커의 짤막한 사랑이야기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작가의 부드러운 멜로드라마를 연상케한다.
소재부터 특이하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로 '슬트모(슬리핑 트렁커들의 모임)'가 있는지 한참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온두가 유모차를 판매하는 이야기도 특이하다.
마치 만화같은 느낌이다.
가장 특이하고 인상깊은 것은
문체다.
특이한 정도를 넘어서 신기하다.
강하고 시크하고 간결하고 도발적이다.
문장 하나하나에서 톡톡튀는 재치와 위트가 넘쳐난다.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저자의 사진 (물론 뽀샵을 했다하더라도...)과는 왠지 안어울리는, 아니 조금 덜 어울리는 느낌이다^^.
(정말로 흉보는거 아니다. 내 나름대로의 칭찬이다.)
그들이 트렁커가 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픈 기억들과
그 아픔을 이겨내고 나오는 과정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휴머니즘일 것이다.
작가의 말에 적은것 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트렁크'가 있을 터
상처받고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는 따뜻한 '악수'가 되는 책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