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다시 배낭을 꾸려라 - 파나마에서 알래스카까지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2
칸델라리아 & 허먼 잽 지음, 강필운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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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다시 배낭을 꾸려서 알래스카로 향하는 이 두 부부의 여행에 나역시 동참했다.

파나마에서 다시 시작된 이들의 여정은 여전히 축복 그 자체였다.

세상을 향해 용기낸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을 맘껏 누리는 칸데와 허먼은

늘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는 자세로 여행에 임한다고 고백한다.

 

세상과 다른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 놓는 사람은 절대로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 책 1, 2권을 통틀어 책 속 구절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않고 이 부분을 고르고 싶다.

늘 마음을 닫고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외면하는 사람들은 성장할 수 없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이렇게 문을 열어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먼저 물어보고, 먼저 요구하는 것이 이 두 사람에게도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여행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경비 마련을 위해

칸데가 그림을 그리고 허먼이 액자를 만들어 내다팔기로 했을 때

그들은 선뜻 사람들에게 다가가 권하지 못했다.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절실함에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고,

반복되는 시행착오 끝에 그들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그들의 물건을 사는 사람들을 그들의 꿈에 동참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은 용기와 열린 마음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멕시코 대학 총장님과의 저녁식사 자리,

그레이엄은 로시난테에, 키가 크고 마른 허먼은 돈키호테에,

칸데는 돌시네아에 비유하는 장면을 읽으며

정말 딱 맞는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힘이나는 두 사람의 여정이

돈키호테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칸데의 임신과 출산은 이 두 사람의 여행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미친 부분의 하일라이트이기도 하고~

여행을 하면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함께 이제는 셋이 여행을 한다는 사실,

세상에 이보다 더 미친 여행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듯하다.

 

미국과 캐나다를 입국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불쾌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꿈을 향한 아름다운 여정과

여전히 그들의 꿈에 동참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어가는 여정은

서서히 그들의 목적지인 알래스카로 근접해가고 있었다.

 

67,844km, 4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는 길 역시 천사가 나타났다.

 

스콧이 자기 마일리지를 희생했다.

자기 부인하고 스코틀랜드 다녀온 마일리지를 합쳐서

우리한테 샌프란시스코행 티켓을 끊어 주었다.

알래스카에서 받은 사랑에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그들 모두와 헤어졌다.

(중략)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출발했다.

3년 이상 걸린 일을 12시간 만에 했다.

 

그레이엄과 칸데, 허먼의 알래스카까지의 여정은 거의 4이 걸렸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2시간~

 

시속 100km로 달린다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은 한정적으로 줄어든다.

천천히, 때로는 자전거로, 때로는 걷는 속도로 산책을 할 때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도 잎사귀들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의 속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었다.

늘 빨리빨리를 외치며 시간의 틀 안에서 갇혀있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칸데와 허먼, 그리고 팜파는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시작하면 얻을 수 있다고, 용기를 내라고 끊임없이 자극한다.

 

아르헨티나에 돌아오자마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9천 달러에 달하는 벌금과 재입국비용~

미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들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냥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법률 안에서 정해진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그들의 꿈에 기꺼이 동참하기를 원하는 마지막 동참자, 페드로 하론딘에 의해

아름답게 해결되고 마무리된다.

 

"칸데...."

"왜요?"

"우리가 차로 간다면?"

 

굿나잇 키스를 나누며 잠자리에 들며 허먼은 또다시 칸데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차로 간다면...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예고하는 의미심장한 마지막 내용에 소리내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아~ 또 시작되는구나.

 

칸데와 허먼, 그리고 팜파는 여러 곳에서 태어난 동생들과 함께 여전히 여행중이라고 한다.

그들의 영원한 로시난테 그레이엄과 함께...

많은 부분 미적거리며 행동하지 못하던 나에게

수많은 메세지를 던지는 책이었다.

시작이 가장 어려웠다는 그들의 고백처럼

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것들을 끄집어 내어 하나 하나 살펴볼 용기가 슬그머니 생긴 것 같았다.

 

책을 닫기전 맨 뒤쪽 빈 페이지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 보았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어 포기하려던 일들, 내가 처한 상황때문에 어림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모두 꺼내어 그곳에 적어두었다.

그리고 그 글들이 살아 움직여 언젠가는 모두 현실이 되기를 몇초간 기도한 후 책을 닫았다.

 

말도 안되는 것을 꿈꾸는 사람은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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