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 아르헨티나에서 콜롬비아까지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1
칸델라리아 & 허먼 잽 지음, 강필운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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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할까에서 시작되는 꿈...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가능성이 낮은 것에 지레 겁을 먹고

보이지 않는 한쪽 구석에 꿈을 꼭꼭 밀어 넣어둔다.

그리고는 자기 합리화...

그래, 누구나 꿈 하나쯤은 품고 사는 거잖아~

하지만 꿈은 품고 사는 것이 아니라 꺼내어 실현시키는 것이라 외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 책에서 마법과도 같은 과정을 통해 펼쳐진다.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실패하는 것이 훨씬 더 성공적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오랜 꿈을 드디어 실현하려는 이들에게 주변 사람들은

온갖 걱정과 협박(?)으로 이들의 꿈을 중단시키려 한다.

위험할꺼야, 불가능하잖아, 국경을 통과할 때마다 필요한 각종 서류는 다 준비한거야?

 

그런 그들에게 칸데와 허먼 부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차라리 실패하는 것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성공적인 것 아니냐고...

그리고 이어지는 여정은 이 두 사람만의 여행이 아니었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 현지인들은 물론 잠시 스쳐가는 관광객들 모두

자연스럽게 이 두 사람의 여행의 일부분이 된다.

그리고 예상치 않았던 도움을 주고 받으며 형성된 그들의 관계는

꿈을 이루어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 되어간다.

 

 

장해물, 방해물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들을

문제로 보지 말고 시험이라고 생각하세요.

힘, 믿음, 사랑, 희망의 시험.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데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겁니다.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결책이 있는데 왜 문제입니까?

 

 

조그마한 벽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쉽게 화를 내고 돌아서버린다.

넘을 수 없어, 나에게 왜 저런 벽이 나타나는 거야...

문제에 직면한 이들 부부앞에 나타난 이름도 알 수 없는 짧은 백발의 신사는 이렇게 말한다.

해결책이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며 결국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 뿐이다 라고...

책에는 여행길에 오른 두 부부가 만나는 사람들 하나 하나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크고 작은 도움을 베풀어 줄 뿐 아니라 가르침을 주는 그들과의 만남은

그 어떤 교육보다도 위대한 삶의 교훈을 담고 있다.

허먼은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배우러 다닌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매일 배웁니다.

세상이 우리한테 문을 열어주고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허먼의 고백처럼 그들의 여행은 곧 배움의 여정이었다.

그동안 나는 늘 여행이란 나를 찾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왔다.

일정한 공간과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살던 내가

그 틀 밖으로 나가서 새롭게 나를 바라보며

자유롭게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여행이라고...

그들의 여행과 나의 여행은 현저하게 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같은 관광객들만 만났던 나의 여행은 여행자들만의 여행이었다면,

지나는 곳마다 그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현지인들과 만났던

칸데와 허먼 부부의 여행은 깊고 넓은 배움과 교류의 여행이었던 것...

 

무언가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을 받으며

계속 이 책 속의 가르침을 읽고 느껴가기 시작했다.

 

 

나는 살지 않는 것이 두렵고,

이 삶을 살지도 않았는데 죽음이 도착할까 두렵습니다.

지금 꿈을 쫓아가고 있다 보니 부활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살았었지만 삶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죽음은 고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죽음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살지 않는 삶이 고통스럽습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한 허먼은 죽음과 삶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 우리는

삶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착각 속에서 갖가지 우를 범한다.

다음에, 내일, 곧, 언제가는...

나의 꿈을 막는 훼방꾼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에콰도르에서 만난 알론소는 이 부부의 꿈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알론소가 가르쳐준 마법의 화법은 이들 부부의 꿈을 향한 여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뭔가가 필요할 때, 두 분이서 할 수 없을 때, 도움이 필요할 때

겁내거나 부끄러워 말고 도와달라고 하십시오.

이렇게 말하십시오.

 

'칸델라리아와 허먼, 우리는 꿈을 이루는 중이라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들 꿈의 부분이 되도록 하십시오.

앞으로 수도 없이 도움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을 도와주고 싶어 할 겁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를 겁니다.

 

 

두 사람의 꿈을 위한 여행에 다른 사람들을 동참시키라는 알론소의 이 말은

칸데와 허먼 부부의 여행을 더욱 깊고 풍부하고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여행은 무엇일까?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나를 돌아보는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단순함이

이 책을 통해 철저히 부숴져버렸다.

항상 나를 가두고 있던 두려움과 고집스러움 역시

한 귀퉁이가 툭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유럽을 여행 중이던 4년 전,

내가 내렸던 수많은 결정 중 가장 용감하고도 무모했던 결정은

나폴리에서 3일을 지내는 일이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를 말리고 포기시키고 싶어했다.

동양인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곳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그들의 주장이었다.

온갖 괴담까지 늘어놓으며 나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그들에 맞서서

나는 결국 나폴리행을 결정했다.

물론 나폴리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부들 부들 떨면서

지옥행 열차라도 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 안 어디에 그런 무모한 용기가 숨겨져 있었을까,

그 날 밤 나조차도 놀라울 뿐이었다.

 

처음 유럽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아니 유럽이라는 곳을 떠올렸던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폴리 여행은 나의 꿈이었다.

그것이 소심한 겁쟁이인 나를 용감하게 이끈 힘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며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나폴리는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었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나에게 따뜻하고 환한 미소를 던져 주었다

마치 "포기하지 않고 용감하게 이 곳에 온 것을 환영해~"라고 말하듯이...

 

 

여행 중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작하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꿈에 다른 사람들까지 동참시키며

모두의 꿈으로 만들어 준 칸데와 허먼 부부의 여행은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모험은 손에 닿을 수 없는 SF가 아니라

너무나도 생생하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일어나는 매일의 기적처럼 펼쳐지는 모험이다.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처음 6개월을 계획하고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했지만

이 두 사람은 콜롬비아까지 이미 1년 1개월 보름째 여행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파나마를 거쳐 알래스카까지의 남은 여행은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2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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