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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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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작가님 가까이 포항 출신으로 친정엄마와 작가님 책을 모두 같이 보았어요. 조부모님이 떠났다는 소식을 보니 더 자세한 사연이 너무 궁금합니다. 엄마도 경주 할매할배 돌아가셨다는 소식 들으면 엄청 슬퍼하실 것 같아요. 이번 책도 엄마와 같이 보게습니다.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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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센스 - 한 번의 선택으로 부의 계급을 높이는 부동산 투자의 감각
박성혜(훨훨)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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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님의 첫 책 [그럼에도 나는 아파트를 사기로 했다] 에는 훨훨님의 개인적인 히스토리가 꽤 담겨져있다. 

흙수저 of 흙수저 였던 시절의 스토리들이 어우러져 한 집안에서 한 명만 잘 나가면 온 집안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라는 것을 몸소 알려주시며 투자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투자마인드를 심어주는데 책의 전반부를 할애한 기억이 난다.

후반부에는 서울 전역의 재개발 한장 지도를 삽입해주어
'만원짜리 책을 팔면서 이렇게 다 퍼줄 일인가.'
보면서 감탄한 기억이 있던터라 더 기대했던 훨훨쌤의 두번 째 출간 소식.

출간소식을 듣자마자 구매한 책.
1쇄 겟.

책 받자마자 느낀 첫 인상.

앗! 코팅지다.
앗! 인쇄 품질 쩐다. 줄 간격 엄청 넓고 컬러풀한 지도 그림들. 가독성 갑.
앗! 엄청 무겁다. 이번에는 뭐를 얼만큼 퍼주셨기에. 집필에 쏟아부은 그녀의 영혼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졌다.

완독 후 느낀 한줄평.
이보다 더 디테일 할 순 없다.

승패를 가르는 한 끗이 디테일이라고 했던가.
훨훨님 머리카락 한 올에 담긴 세포까지 탈탈 털어넣은 것 같은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내용들.

기본적인 입지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하되 각 개인이 생애주기 중 처한 단계에 맞게 보다 현명한 매수 결정을 하는 방법을 풀어주신다.

이론적인 내용을 뭉뚱그려 설명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매물을 들어 살아숨쉬는 정보를 제시하고, 실제 수강생의 사례를 빚대어 설명해주니 개념 하나하나가 읽는 순간에 머리에 바로 흡수된다.

별빛마을 전세집을 매수한 것으로 시작해 마래푸 갭투자를 거쳐 도곡렉슬 실거주에 다다른 30대 부부의 이야기는 실로 감동적이었다.
갈아타기 실행 당시의 매도가/매수가/전세가 등 실제 가격까지 모두 공개하여 설명해주니 책에 나오는 모든 지식정보가 생명을 갖고 스스로 날아와 내 뇌에 꽂히는 기분.

첫 책 [그럼에도 나는 아파크를 사기로 했다] 에도 언급되었던 '시세그룹핑과 시세트래킹' 방법도 이번 책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덕소/능곡, 광명/은평 등으로 실제 지역 예시를 들어주어 전작과 같은 콘텐츠를 다루는데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들었다.

금액대 별 투자처 소개뿐 아니라 더 나아가 같은 금액대에서도 각 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재개발 물건을 사고 몸테크를 할 것인지, 전세 레버리지를 극대화해서 갭투자를 할 것 인지, 실거주를 할 것인지에 따라 어떤 지역, 어떤 물건을 선택해야될지까지 제시해준다.

읽는 내내 첫 책과 기본 결을 함께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더 디테일하고
한 발 더 나아갔다는 느낌,
업그레이드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첫 책에서도 훨훨쌤의 시그니쳐 한 장 지도가 많이 삽입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부록으로 서울/수도권 한 장 지도북을 제공하셨다.

지도를 보면 빨간 선이 그어져있고 화살표 방향 표시가 되어있는데 ㅋ 이 화살표의 시작은 지하철 역이다. 지하철 타고 내려서 그 선 따라 임장 할 수 있게 임장루트까지 표시해주셨다.

독자들이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상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밥숟가락을 입에 떠먹여주는 저자.

집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줄줄 흘러내리는 부록책.

강의 들을 때 마다 책 읽을 때 마다 '임장가야지' 반복적으로 다짐만 하고 수도권으로 이사 온 지 1년 반이 넘도록 여전히 동네를 벗어난 적이 별로 없는 나에게 '이래도 안 갈래?'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부록책.

투자자로서, 강사로서 항상 진화하는 훨훨쌤의 모습은 이미 지켜봐서 알고 있었지만 저자로서도 진화했다는 것을 이번 두번째 책 [입지센스]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셨다.

[입지센스]
부동산 투자자라면 책장 중에서도 레전드 도서들을 꽂아두는 칸에 꽂아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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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 코로나 이후 경제를 바꿀 20가지 트렌드
김광석 지음 / 지식노마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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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0년 간 매해 경제전망 도서를 집필하고 싶다는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님.
코로나 사태가 발발되고 불안한 마음에 김광석 님의 2020 경제전망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코로나 이전에 집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현실과 매우 가까운 내용들이 써있어서 아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코로나로 가속화 되고 촉진된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일어날 일들이었구나. 전문가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하고 무릎을 친 기억이 있다.
믿고 읽는 책. 믿고 듣는 강의. 일단 서면으로든 구두로든 전달력이 좋으시고 나 같은 경알못 들도 생소한 경제용어들을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해주기에 김광석 님의 유트브 강연이나 특강 같은 것은 찾아 들었고 김광석 님의 신간 [2021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_ 코로나 이후 경제를 바꿀 20가지 트렌드] 도 겟하여 바로 읽어보았다.

나는 2020년 책만 읽었었는데 2번을 넘게 읽은 것 같다. 올해 3,4월 코로나 때문에 본업이 멈추고 불안한 마음에 코로나 관련 변화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을 시절 만난 2020년 책은 처음 들어보는 수많은 용어들로 가득했다. 기저효과, 리쇼어링. GVC, 재생에너지, ESS 등등 각 용어들을 소화하는데 엄청 큰 힘이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을 후루룩 후루룩 책장이 잘 넘어갔다. 6개월 동안 김광석 님의 강의나 유트브 영상을 자주 보면서 경제용어들이 익숙해진 것 같아 뿌듯함을 느꼈다.

집필 하실 때는 미국대선 전이었는데 바이든 시대가 도래했다. 바이든 시대에 더욱 강조될 '그린 뉴딜' 에 대해 책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재성에너지, 파리기후협약, ESS 등의 키워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산업이 뜨고 어떤 산업이 질지를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에서 내다본다.

'90년생이 온다' 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을만큼 소위 밀레니얼세대라 불리는 보이는 젊은 층은 소비양상에서도 기성세대와는 다른 패턴을 가진다. 경험소비, 가치소비를 지향하고 for me 자기중심적인 소비성향을 보이고 이런 성향은 일터와 관계적 측면에서도 나타남을 2021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에서 한 꼭지로써 자세히 다룬다. 이런 성향과 그들의 디지털을 다루는 것 대한 익숙함과 노련함이 그들에게 더 이질감이나 거리감을 갖게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극복하고 이들을 공략하는 산업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이들을 타겟으로 사업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주도층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급속히 앞당긴 디지털 트랜스포이션의 진행과정과 앞으로 더 진행될 변화에 대해 세세하게 다루어 앞으로 나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이미 레스토랑을 가면 서빙로봇이 있고 비대면이 일상화 되어 요즘은 피자배달부나 택배아저씨와 얼굴 한번 안 마주치고 상품을 배송 받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사용되는 기술이나 이런 행위를 부르는 경제 용어들이 언급되니 아 이게 이거구나 이런 순간들을 책을 읽는 도중 종종 맞닥들이고 궁금증이 풀리는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된다.
19년 20년 경제전망 책에서 예측한 부동산, 주식 시장 흐름이 현실과 비슷하여 본인 브랜드의 신뢰성을 높이셨는데 이번 책에서도 투자자로서 각 가정이 가져야 할 stance 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 부동산시장, 주식시장, 금리대책 등에 내용도 자세히 나온다. 올해의 예언은 과연 현실과 얼마의 싱크로율을 성취해 낼지 궁금하다.

마지막 부록에는 보고서 형식으로 주요 '투자은행의 세계경제 및 주요국 성장률 전망' 이 수록되어 있어 올해 세계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분석을 엿볼 수 있다.

19년 부터 경제전망서를 써오고 있는 김광석님. 30년 동안 책을 쓰실 거라고 하셨으니, 연도 별로 소장하여 책장에 꽂아두면 앞으로 30년 동안 경제흐름이 내 책장에 담기는 것인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현재와 미래의 경제 트렌트를 훑어주고 분석해주어 나같은 경알못도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파악하게 해주는 책이므로 매 연말에 구세군 냄비에 헌금하듯 연말 루틴으로 김광석님의 0000년 경제전망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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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1미터 육아
곽진영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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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차이나는 친구와 함께 걸어가는 길 _ 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곽진영 작가님의 책을 읽었다. '작가님' 이라고 또박또박 힘주어 쓰는 이유는 '책쓰기' 목표를 이루어낸 것에 대한 마음을 다한 축하의 의미이다. 움켜진 손을 조금씩 풀어내니 사실 더 많은 것을 손에 쥘 수 있게 된 작가님의 이야기에 나 역시 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육아서' 라는 카테고리에 넣는 것이 맞나? 라는 의문이 든다. '육아서' 라는 레이블을 단 책들은 보통 '가르치는 책' 이다. 범상치 않은 에너지를 풍기며 여간 부지런하지 않은 저자가 똑소리나게 살림도 잘 하면서 매일매일 일정하게 독서 및 학습 스케줄을 지켜내어 가며 아이를 영재로 키워내가고 심지어 중간중간 열정적으로 놀아주기 까지 하는... 읽으면 나도 아이에게 더 잘해야겠다 긍정적인 자극은 주지만 나는 못난 엄마인가 나는 부족한 인간인가, 이런 엄마들도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은 엄마가 되지 말았어야 되는거 아닌가 자괴감도 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는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와 팀을 이루어 30살 차이나는 자식이라는 친구 3명과 다 같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관찰 티브이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다. KBS '인간극장' 같기도 하고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같기도 하다. 작가님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자체가 '내가 경험해보니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하고 그러면 성과가 난다. 그래야 더 행복하다' 라고 가르치는 육아서가 아니라 작가님 가정의 삶의 모습을 계속 묘사하고 독자들을 그것을 관찰하고 지켜본다. 어떤 특정 메세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인위적으로 애씀이 없다. 독자는 그냥 작가님 가정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생각의 소스들을 얻고 스치는 문장들 중 각자의 가슴을 치는 곳에서 오래 머무르다 책장을 넘긴다.
외동딸로 자라면서 항상 주변의 눈치를 보는 것에 익숙하고 부모님이나 타인의 시선이 본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아온 작가님이 비로소 중력을 딛고 제 힘으로 오롯이 서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초연해지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나 역시 타인의 시선에 개의치않는 호주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지켜보면서 '나만의 기준' 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사실 한국에 돌아온 후 한국에서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다른 사람들의 속도에 마음이 흔들리고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잦아지는 걸 느꼈다.
더욱이 도움을 얻을까 싶어 펼친 육아서들에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아이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주라고 특정 나이까지 육아가 아이 전체의 인생을 좌지우지 한다는 무시무시한 말들로 아이를 중심으로 살아라고 강요하는 여느 육아서들이 주는 피로감에 지쳐있다가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라고 말하지만 정말로 행복해보이고 충만해보이는 이 엄마의 삶을 지켜보면서 큰 위로를 얻었고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던 내 마음의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육아는 나랑 안 맞아. 나는 살림에 소질이 없어. 나는 아이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인 것 같아. 이런 프레임들을 내가 내 스스로에게 씌우면서 육아자체를 힘든 행위,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해낼 수 있는 일로 규정해온 것 같다. 온갖 육아서와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운 강사들이 쏟아놓는 '비결' 이라는 것은 내가 따라하기에는 생각만 해도 벌써 피곤함이 몰려오는 나의 시간과 열정을 아이에게만 갈아넣어야 되는 방식들이었고 그걸 따라할 자신도 없고 그렇게 아이를 중심으로만 살고 싶지도 않아 반감만 올라오는 나였는데 별거 안해도 된다니 특별한 거 하지 않아도 아이가 너무 잘크고 이 가족은 진정 행복하다는데 이 보다 큰 위로가 어디있으랴.
중간중간 보석같은 문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밑줄 긋고 포스트잇 붙이고 폰에 저장해놓고 마음이 흔들릴 때면 두고두고 꺼내보고자 다짐했다.

누더기를 입고 있을지언정 나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연인도, 부부도, 하물며 자식도 스스로 설 수 있을 때 같이 갈 수 있다.

30년 정도 차이가 나는 작은 친구와 함께 걸어가는 길
도대체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질문이 많을까,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라고 귀찮아하기만 하기보다는 우리 딸을 30년 정도 차이가 나는 나의 작은 친구로 대했어야 되는데. 과연 나는 밖에 나가 커피숍에 앉아 친구의 고민과 이야기를 마음을 실어 들어주듯이 우리 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준 적이 있나 싶었다. 특별한 거 별 거 해주지 않아도 밖에 나가 친구 이야기 들어주듯이 어느 정도의 예의를 차리고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아이와 남편의 말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동안 내가 가졌던 고민들이 해결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마음이 든든했다.
육아서라는 레이블은 진작에 떼어버리고 곽진영 작가, 한 여성의 성장스토리로써 그녀가 사는 모습을 관찰하며 같이 울고 웃어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그녀의 꾸준한 글쓰기가 나에게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사는 숲을 오래도록 몰래몰래 엿보는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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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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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허지웅님의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를 읽다가 그만 둔 적이 있다. 썰전과 마녀사냥에 출연하여 티비에 비추어지는 그의 모습은 직설적이고 솔직하고 씨니컬하고 쿨한 듯 보였고, 외꺼풀 눈에 패션센스가 좋은 그의 외모에도 반해서 그의 책을 사보았는데, 미디어에 비추어지는 그의 모습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그의 글 몇 줄을 읽고 깨달았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사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는데 상당히 서툰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마음 속 깊이 깊이로부터 우려낸 고민과 생각들을 한자 한자에 담아 꾹꾹 눌러쓰는 습관이 베여있는 그의 문장들을 읽는 것이 감정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와 동시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그의 치열했던 고군분투기를 읽을 때는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알바, 등록금, 아버지, 고시원 등의 키워드로 시작한 이야기가 자장면에 이르렀을 때 나는 책을 덮어버렸고, 아직도 그의 첫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는 다시 펴보지 않았다.

인스타 계정도 없던 내가 허지웅님의 투병 중 그의 소식을 읽기 위해 관련 기사가 뜰 때마다 인스타에 접속하곤 했었는데 치료를 마무리하고 신간을 내었다니.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특유의 냉소적인 어투를 버리고 세상 달콤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변신했을까. 비소 짓던 문장이 미소를 짓고 있을까.

글쎄...겉으로 보기에는,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이전과는 전연 다른 태도로 삶을 바라보고 정반대로 돌변한다는 클리셰가 적용되는 것 같지는 않다. 시니컬했던 그가 갑자기 세상 밝은 뽀미언니처럼 이야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너그러워졌고, 보다 더 진중해졌으며, 전에는 세상 안에 들어오고 싶지만 세상 밖에서 안을 지켜만 보며 비소 짓고 있던 그가, 이제는 기꺼이 세상 안으로 들어와 그가 할 수 있는 메세지를 만들어 핵심 타겟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하고자 애쓰는 느낌을 받았다.

Make a difference 에 대한 열망을 늘 지니고 있었으나 그냥 창문 열고 꽤액꽤액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지르기만 하던 것이 그의 어린 시절이라면, 지금은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를 찾았고 이 무기가 절실한 도움이 될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은 느낌이다.
결핍이 사람을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 결핍을 채우려 치열하게 살다보니 그 결핍을 메꾸는 능력이 압도적으로 너무 커져버려서 종래에는 그의 결핍이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가 되는 것을 그의 이야기를 통해 보았다.

등대 노릇을 해줄 어른을 만나 지혜를 빼먹어라.
이미 죽은 어른의 글에 기대도 좋다.

자전거에서 굴러 떨어진,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보조바퀴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없고 뒤에서 잡아줄 아버지가 없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휘청거리다 이제는 자전거를 탄다는 일 자체가 지긋지긋하다며 전부 다 그만두겠다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절망과 분투하기를 포기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른', '보호자'가 없는 삶.
삶이 그를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혼란에 빠뜨릴 때 마다, 찾아가 물어볼 대상 없이, 혼자서 묻고 답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그 작고 어린 머리로 고민하고 고민하여, 그만의 답을 찾아가며 살아가길 반복했을 그.

그의 글 구석구석에 길을 잃고 휘청거릴 때 그의 손을 잡아줄 어른의 부재로 인해 힘들었던 어린 그의 마음들이 상처로 녹아있다.

이미 나보다 더 구질한 인생을 살아온 엄마는 그 존재 자체로 내가 사는 이유이기도 하고 나의 정서적 뿌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내가 살면서 맞닥들이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거나, 내가 쓰러질 것 같을 때 내가 기댈 곳을 내어줄 수 있는 힘은 없다.

허지웅님은 바로 지금 그의 20대, 나의 20대 같은 시간들을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들의 질문에 마음을 다하여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그들이 쓰려지려고 할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절박한 순간에 기꺼이 그 지푸라기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가 할 수 있는 이런 행위들이 얼마나 가치로운 것인지, 지긋지긋했던 결핍의 시간들이 그래도 쓸모가 있었다 라는 생각에 비로소 스스로도 위안을 얻고, 살아있는 동안 힘껏 그 가치를 청년들에게 전하다가 떠나고자 하는, 그가 그 밤 찬바닥에서, 그의 소명을 발견한 것을 엿보았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청년들이 늘 겪는 바와 같다. 매우 운이 좋은 소수를 제외하면 여러분은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할 것이고 가치를 부정당할 것이다. 억울할 것이다. 내 가치를 누군가 알아봐주길 갈망할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치를 인정받는 것처럼 보인다. 절망이 커져간다. 하지만 절망에 먹혀서는 안 된다. 피해의식에 점령당해 객관성을 잃는 순간 괴물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평가에 잠식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와 스스로를 분리시켜야 한다. 마음에 평정심을 회복하고 객관성을 유지하자. 그것이 포스가 말하는 균형이다. 언젠가 반드시 여러분의 노력을 알아보고 고맙다고 말할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끊이없이 가다듬고 정진하고 버틴다면 반드시 그날이 온다.
"그러므로 간절히 바라오니" 피해 의식과 결별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로 결심하라는 것. 무엇보다 등 떠밀려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는 게 아닌 자기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고 당장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의 시간을 살아내라는 것. 오직 그것만이 우리 삶에 균형과 평온을 가져올 것이다.
내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내가 듣지 못했던 말을 모두 털어냈다. 나는 앞으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이다. 포스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바라며.


그의 이번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제는 그의 첫 에세이 [버티는 삶에 대하여] 를 다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노란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그의 모습 자체가 여전히 위태로워보였고 휘청대면서도 버티고자 애쓰는 그가 있었다면, [살고 싶다는 농담] 에서 그는 더이상 버티고 있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마더테레사보다 간디보다 더 굳건한 삶의 소명을 찾은 것 같다. 할 일이 있으면 아프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한다. 허지웅님이 오래도록 할 일을 이어나가며 건강하길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허지웅 작가님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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