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내가 보아도 웃긴 이야기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ㅣ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누가 내 머리에 똥 쌋어?>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책이다. 책의 덮개를 열어보니 두더지 한마리의 그림이 멋드러지게 그려져 있었다. 느닷없이 주인공인 두더지의 머리에 주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기이한 똥이 떨어지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더지는 똥의 주인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동물들에게 이 똥의 출처를 캐내려고 노력한다. 처음 비둘기에게 가서 물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말에게도 가서 물어보고, 소에게도 가서 물어보고 그 외 여러가지 동물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이 똥이 자신의 것이냐고 물어본다. 주인을 찾지 못한 두더지는 파리의 도움을 받아 그 똥의 주인이 뚱뚱한 강아지 한스인 것을 알아차리고 한스의 머리위에 똑같이 똥을 싸놓고 도망간다.  

 이 책은 순전히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책이다. 4~7세정도의 유아들에게 부모님이 읽어준다면 좋을 듯 하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았을때는 참으로 순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나이가 많은 나로써는 수준에 안 맞는 책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나중에 있을 내 자식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이상한 얘기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어린이들은 똥에 대한 거부감이 많지 않다. 오히려 방구나 똥 얘기를 하면은 좋아서 웃음을 짓는다. 내가 많은 아이들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 늦둥이 동생의 경우에는 그랬다. 오히려 커가면서 그런 감정을 잃어버려서 똥은 더러운 것이다라고 여겼지, 이 책의 예상독자인 유아들에게는 흥미가 절로 생기는 책이다. 마지막 장면인 두더지가 강아지 한스에게 자신의 작은 똥을 남겨놓고 도망가는 모습은 이 책의 내용중에서 가장 웃긴 내용이다.  

 자식들에게 어려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