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 상상문고 13
김주현 지음, 모예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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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


제목만으로 마음을 끄는 책이었다.

내가 하는 말들이 어떤 특별한 향기를 만들어 낸다.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책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지만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 이라는 표현이 내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

표지의 오묘한 느낌의 그림이 더해져 그러하게 했다.

'짜증나, 바보, 멍청이' 등등의 말들을 주로 하던 준수는 어느 날 수상한 검은 망토 아저씨를 만난다.

이 아저씨는 온갖 냄새 중에서도 특히 말 냄새를 모은다고 한다.


"말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냄새를 풍기거든."

p.13


사람들 말에서 나는 냄새를 모아 아주 특별한 향수를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이 입에서 뱉어내는 말에는 각각 향기가 있어. 꽃들이 각자 다른 향기를 풍기듯이 말이야."

p.16


검은 망토 아저씨의 말의 정원에 초대받게 된 준수는 유독 눈길이 가는 여린 보랏빛의 제비꽃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집으로 가져와 돌보게 된다.

제비꽃의 사연을 알게 된 준수는 제비꽃의 마음도 알아주게 된다.

그리고 주변에서 들리는 나쁜 말들로 부터 막아주기 까지 한다.

나쁜말들을 주로 하던 준수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가 없다.

준수는 제비꽃의 말들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행동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말의 정원으로 다시 온 제비꽃을 보고 검은 망토 아저씨는 꽃이 엄청 밝아졌다며 이렇게 말한다.


"마음속에 꽉 가둬 두었던 말을 풀어냈으니까 그렇지,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밝아졌겠어? 자, 그럼 이제 향기를 모아야지."

p.55


역시 말을 마음속에만 두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했을 때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을 하지 않고 안에서만 곪아간다면 말의 향기가 어떻게 날지 상상만으로도 냄새가 좋지 않을 것 같다.

아저씨는 그러고는 제비꽃의 향기와 준수의 나쁜 냄새를 섞는다.

단지 좋은 냄새만으로는 이런 깊은 향기를 만들 수 없다면서 말이다.


"구리구리 냄새나는 말을 신나게 늘어놓던 네 입에도 사실은 보석이 숨겨져 있었던 거야. 그 보석 같은 말이 제비꽃도 살렸지. 네 덕에 행복해진 제비꽃의 향기가 네 냄새나는 말이 만든 쓰레기를 귀한 거름으로 만들었단다."

p.58


거친말을 하던 준수의 말에도 그 깊은 마음 속에는 보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럴것이다. 나쁜 말, 거친 말이 밖으로 나오긴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은 보석 같은 것들 이리라.

그 보석이 또 누군가를 살리고 행복하게 하고 그것이 또 나에게 귀한 거름 같은 존재로 돌아온다.


"말은 웃음처럼 전염되는 거야. ... 마음을 나눌 친구만 있어도 뾰족뾰족 돋았던 가시가 서서히 사라진단다. 날 믿어."

p.74


그렇다. 옆에 사람이 웃으면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오듯이, 말 또한 예쁜 말로 다가가면 예쁜 말로 전염되어 전해진다. 나부터 부드러운 말, 향기로운 말을 해야 함을 너무나 느끼게 해준다.

옆에 그 누가 되었든 친절의 말로 사랑의 말로 다가가야 겠구나 생각이 든다.


말이란 사람 마음에 씨앗처럼 심어지는 것이구나, 그 씨앗이 꽃을 피우듯 터져 나오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어떤 말을 듣고,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마음에 심으며 살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런 말에 관한 책을 읽을 때 마다 다시금 마음을 다지곤 한다.

내가 하는 말의 힘을 느끼고 잘 해야겠다는 것을.

어쩌면 내가 듣고 자란 말들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오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 고운 말의 씨앗을 심어 그 말들이 꽃을 피워 슬며시 터져 나오도록.

처음 이 책을 보고 내 말의 향기는 정말 별로 일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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