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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여자, 축구 - 슛 한 번에 온 마을이 들썩거리는 화제의 여자 축구팀 이야기
노해원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꺾여버린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시간. 그 시간이 지나자 치유보다는 망각의 힘으로 다시 운동장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일련의 사건 후 작가의 동료가 이야기한 것처럼, 언제고 어떤 일로 인해 꺾여버린 마음을 알아차리는, ‘망각’이라 했지만 잊기까지 혹은 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괴로웠을) 시간은 결국 내 곁에 남겨둘 알맹이를 거르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작가와 그녀의 동료들이 자신의 곁에 끝내 남겨두려는 알맹이, 축구. 그녀들의 축구사랑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은 무게를 짊어지는 책임이 아닌, ‘지키고 싶은 것을 있는 힘껏 사랑하는’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 조건 없는 응원을 유발하는, 두려움 없이 계산 없이 오직 사랑으로 나아가는, 시골에 사는 여자들이 축구 하는 이야기.
팔딱팔딱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가 전하는 ‘찐’심을 만날 때면 내 안에서도 자연스레 피어오르는 생기 활기가 있다. <시골, 여자, 축구>는 지난 환절기를 좀 시들시들하게 보내면서 풀이 죽어있던 나에게 담백한 양분을 제공해 주었다. ‘사랑에 무게가 더 할수록 가벼워질 수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