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아이, 감동적인 교사

예쁜아이 - 특수학급 교사 토리 헤이든이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써가는 생생하고 아름다운 1년간의 여정
토리 헤이든 지음, 이중균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9년 11월

사실 시작은 끔찍했다.
열정 있는 교사가 특수학급에서 무한한 사랑과 정성을 쏟으며 아이들과 소통해가는 이야기려니 짐작했지만,
경험해 보지 않은 정말 '특수' 한 상황의 그 교실 이야기는,
이것이 꾸며내지 않은 '실제'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무서우리만큼 심각했다.

열악한 가정 환경 속에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
참으로 예쁘지만, 어쨌든 내겐 사랑스럽지만
다소 난폭하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하고, 거칠게 사는 우리반 아이들의 모습이 
때때로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얹어 놓지만 
 
토리 선생님의 교실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
더불어 그 상황에 나도,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중반까지 읽어나가면서 참 불편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하나둘 규칙을 익혀가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어렴풋하게 나마 공동체를 경험하고
무엇보다
정말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비너스가 쉬라 변신 놀이를 하고 조금씩 조금씩 반응하는
'변화'의 과정은 그 전의 불편했던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이 더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에 비너스가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토리 선생님의 손을 덮썩 잡아주고 싶었다.
세상에 이런 교사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