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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나의 한살매
백기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9월
평점 :
백기완 선생의 삶은 우리 사회의 어둡고 아픈면을 가로지르며 드러내기 힘든 부위만을 골라 지나온것 같다.
그 과정은 하나하나 실로 치열하고 뜨겁고 힘겹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일제시대 말에 태어나 어린 시절을 배고픔과 함께 보내고, 나이가 든후에는 6.25를 겪으면서
선생은 조금씩 민중운동에 눈을 뜨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그이후 펼쳐진 길고긴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승만정부의 독재정권에 맞선 싸움, 그리고 그이후 펼쳐진 군사독재정권과의 길고긴 싸움..
그의 명성이 점점 올라가면서 독재정권의 탄압도 더욱 거세졌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삶을 되돌아 보면 끊임없는 투쟁과 탄압, 고문과 옥살이,가택연금 등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수십년의 인생에서 어느 한순간 그가 맘편히 쉴수 있었던 때가 있었을까. 생각하면 안타깝다.
기나긴 투쟁의 끝에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민주적인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은 계속 되었고, 그의 어려움역시 계속 되었다.
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신의 삶은 실패한 것이었다고 말하지만 그 외에 누가 그의 삶에 대해
그토록 차가운 평가를 내릴수 있겠는가?
실패와 성공을 떠나서 백기완 선생의 존재는 한국의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물줄기중 하나였고
그의 존재는 우리 나라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데 작으나마 기여를 했을 것이다.
지금 그가 몸바친 운동의 결과가 빛이 바래졌다 해서 그의 지나간 인생을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의 노력에 대해서 세상은 차가웠고, 지금 그에게 남은 결과물은 보잘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가 바친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과 노력,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삶이 무시당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