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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네 네 형제 ㅣ 오치근 그림책 컬렉션 시리즈
백석 글, 오치근 그림 / 소년한길 / 2009년 8월
평점 :
백석은 일제시대 태어나 많은 문학적 족적을 남겼지만, '사슴' 외에는 시집을 내지 않았고
해방후에는 북한에 거주하면서 그다지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한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이 남는 시인이다.
그럼에도 백석이 남긴, 특유의 평북사투리와 휴머니즘이 깃든 시들이 우리문학에 큰 의미를
남겼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년한길에서 나온 집게네 네 형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백석의 시 '집게네 네 형제'에
그림을 입혀 탄생한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집게네 네형제는 운율이 재미있고, 문장도 서정적이지만 그 내용은 슬프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하다.
화가 오치근이 담당한 삽화는 연필만으로 세밀하게 집게형제들의 묘사해 책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해준다.
집게로 태어난 네형제중 막내를 제외한 세 형들은 자신들이 집게임을 부끄럽게 여겨서
저마다 소라, 조개, 우렁이를 뒤집어 쓰고 자신이 집게가 아닌양 행동했다.
하지만 막내만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당하게 집게로 살아갔다.
결국 형들은 자신들이 분장한 가짜 모습때문에 황새에게 잡아먹히고 낙시꾼에게 돌로 맞는등
불행한 죽음을 맞게 되지만, 집게로서 살아간 막내동생만은 누구에게도 괴롭힘 당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재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짓으로 자신을 치장한다면 그 거짓말은 언제가 자신에게 더 큰 부메랑이 되서 돌아올 것이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이 정직한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백석의 가르침을 느낄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들의 겉모습이 부럽다고 해서 그 겉모양만을 따라한다면 진정한 나자신을 찾을수 없게된다는 것을..